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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세계 1등 인천공항, 관광 후진국 코리아

입력 | 2007-04-29 23:40:00


인천공항이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주는 세계 최우수 공항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여행자 2000여 명이 세계 86개 주요 공항의 32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 인천공항이 29개 항목에서 1위였다. 글로벌 트래블러의 세계 최고 공항상을 수상했고, 국제화물처리 실력은 2위다. 2001년 개항 이후 민간 부문에 뒤지던 세관과 출입국심사 서비스를 한껏 개선한 덕도 크다.

영원한 1등은 서비스 세계에도 없다. 2001∼2003년 1위를 했던 두바이 공항은 24시간 운영 체제와 대형화로 치고 나온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 공항들의 도전도 만만찮다. 인천공항은 지난주 무인탑승수속 서비스를 시작했고 내년 7월까지 공항 규모를 지금보다 50% 키울 계획이다.

인천공항의 서비스 경쟁력은 관광 코리아의 잠재력을 입증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인천공항을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만든 저력을 갖고도 관광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자카드가 미국 영국 등 10개국 관광객 5050명을 대상으로 ‘아시아 14개국 가운데 2년 안에 여행 가고 싶은 나라’를 조사했더니 태국 홍콩 일본의 순이었고, 한국은 10위에 그쳤다.

관광 인프라 부족에다 비싼 관광 상품, 언어 소통의 어려움이 이유다. 특히 높은 물가(物價)가 외국인 관광객을 내쫓는다. 서울의 하루 식비는 202달러로 세계 100대 도시 중 2위였다. 관광업계가 주장하듯이 제조업보다 무거운 세금 및 각종 규제 탓도 있다. 체계적 관광정책 부재, 관련 기관 및 업계의 노력 부족도 문제다.

올해 들어 3월까지 내국인 출국자는 333만 명, 외국인 입국자는 144만 명으로 올해 여행수지 적자가 작년(129억 달러)보다 커질 추세다. 더 많은 외국인을 부르려면 중저가 숙박시설 확충, 수요자 중심의 관광상품 개발,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는 업계가 요구하는 ‘의료관광특별법’ 같은 제도적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의료 말고도 한류(韓流), 참살이(웰빙), 레저, 농촌, 스포츠, 음식, 영화 관광 등 키울 분야는 많다. 관문공항이 1등을 한 나라에서 ‘관광 선진국’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