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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 내달 2일 대규모 방북

입력 | 2007-04-24 03:04:00


‘북한 특수(特需).’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은 23일 “우리 경제는 베트남전과 중동 특수 등 계기가 있을 때마다 한 계단씩 발전했다.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시켜 성장 동력을 키우는 문제를 북한 측과 논의할 것”이라며 5월 초 방북 추진이 ‘경제 특수’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 경제공동체 구축 가능성도 타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이번 방북 추진은 ‘정치 특수’까지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 성장과 평화의 두 마리 토끼?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3월 초 방북에 비해 이번 방북이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경제인이 대거 동행하기 때문이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정대근 농협중앙회 회장, 이원걸 한국전력공사 사장 등 경제계 인사 10여 명이 방북단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측은 “구체적인 방북 일정이 확정되면 한두 명가량 변동이 있을 수도 있지만 경제인들이 함께 간다”고 했다.

6자회담 2·13 합의 이후 조성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속에서 남북 모두의 성장 활로를 찾고 궁극적으로 남북 경제공동체 구축이 가능한지를 타진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방북단의 설명이다.

특히 남북 경제공동체 구상은 김 의원이 올해 초부터 제기한 ‘어젠다’이다.

김 의원의 ‘남북 경제공동체 2020 구상안’의 핵심은 신의주 안주 평양 해주 인천 홍성 군산 목포 순천 진주 마산 부산의 거점을 잇는 동북아 경제 허브를 구축하는 것이다. 김 의원은 최근 목포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서 “서해안을 축으로 하는 발전 라인이 북으로 이어지고, 개성공단에 이어 해주와 신의주 등 다른 지역이 개방되면 남북공동체는 새로운 성장 동력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일본과는 해저터널을 만들고 중국, 유라시아로 이어지는 철도망까지 구축한다는 것.

김 의원 측은 “성장과 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구상이다. 거의 포화상태인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북한에서 찾고, 이를 통해 북한의 개방 및 동북아시아 평화 안정을 모색할 것”이라며 “경부권 중심의 발전에 이어 서부권의 발전으로 국가 균형 발전을 이룰 수도 있다”고 했다.

방북단은 이런 구상을 북한 측과 협의하기 위해 북한 경제를 총괄하는 최고 책임자와의 면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과의 합의 여부에 따라 ‘남북 경제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2·13합의 이후 방북 잇달아

김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등) 정치 문제는 아니고 순수하게 경제 문제만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이 어떤 자격으로 북한 측 인사들과 남북 경제공동체 구축과 같은 원대한 구상을 협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탈당했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은 이제 ‘여당’도 아니고, 정부를 대신해 북측과 경협을 논의할 권한도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해찬 전 총리가 방북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당 동북아평화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방북할 것이라고 한다. 여당은 아니지만 정치권이 정부의 대북 정책을 측면 지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방북단 측은 “지금까지는 북한 측과 실무적으로 방북 일정과 의제를 조율하는 단계였기 때문에 정부와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방북 일정과 의제가 확정되면 정부와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궁극적으로 남북정상회담까지 가는 과정에서 정부가 직접 나서기 곤란한 민간 차원의 대북 지원을 열린우리당이 대신 맡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 열린우리당의 상당수 의원은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가시적 성과가 한나라당에 쏠린 현 대선구도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고 생각하고 있다. 2·13합의 이후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의 방북이 잦은 것도 그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3월 7∼10일 이 전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을 만난 데 이어 26일엔 정세균 의장과 장영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및 의원 20여 명이 단체로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이틀 뒤인 28일에는 정동영 전 의장이 임동원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과 함께 개성공단을 찾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23일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 “6·15 정상회담이 과거를 청산하고 현재의 기틀을 잡아줬다면 2차 남북 정상회담은 현재를 공고히 하고 미래를 향한 문을 여는 회담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방북 추진에 대해 “남북 정상회담과 연결지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