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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일본 중국이 더 놀란 한미 FTA

입력 | 2007-04-03 23:07:00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소식에 특히 깜짝 놀란 나라는 이웃 일본과 중국이다. 우리나라가 미국과의 통합시장을 발판 삼아 동북아 통상허브(hub·거점)로 급부상(急浮上)하는 것을 일중 두 나라는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장기불황에서 벗어나 재도약 중인 일본은 북미(北美)시장에서 자동차 전기전자 품목의 우위를 한국에 잠식당할까 봐 걱정이다. 중국에서도 “한미 FTA가 한국의 국제적 지위를 올려놓을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일본 언론은 일본이 ‘FTA 후진국’임을 자책한 뒤 정부가 미국과의 FTA 협상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본은 농산물 시장 개방의 불가피성을 우리처럼 대놓고 말하기 어려운 처지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 FTA 논의 자체가 금기사항이다.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경제 전문가들은 ‘한미 FTA의 충격’을 드러내며, FTA 추진의 불가피성을 거론하고 있다. 우라타 슈지로 와세다대 교수는 “한국이 여세를 몰아 유럽연합(EU)과도 FTA 협상에 들어가면 일본은 FTA에서 더 뒤처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과 중국 전문가들은 한국과의 FTA를 서둘러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시오자키 야스히사 일본 관방장관은 “(2004년 중단된) 한일 FTA 교섭에 언제라도 응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한 중국 연구원은 학술대회에서 만난 한국 측 인사에게 “한국의 FTA 스케줄에서 중국이 왜 이렇게 뒤로 밀려 있느냐”고 불만 섞인 질문을 했다고 한다.

이웃의 두 경제대국이 우리를 부러워하는 데 비해 한국의 반FTA 운동가들은 한미 FTA 체결을 경제주권(主權) 상실로 비유하며 어처구니없는 없는 비방을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제2의 국치’, 참여연대는 ‘통상 쿠데타’라고 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밤을 새우며 피 말리는 협상을 한 우리 측 교섭 대표들에게 ‘겉모습만 한국의 관리일 뿐 실제로는 미국의 관리’라는 망발을 서슴지 않으며 ‘매국적 협정’이라고 주장했다. 조선 말 쇄국(鎖國)의 상징이었던 흥선 대원군의 망령이 부활한 듯하다.

지금은 ‘FTA 협상 1개가 또 타결됐고 수천 개는 진행 중’이라는 FTA시대다. 미국과의 통상 고속도로를 잘 닦아 무역대국으로 성장해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은 대한민국의 핵심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