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볼코프 러시아 우드무르트 공화국 대통령(오른쪽)이 23일 이젭스크 시에서 준공된 기아차 쏘렌토 조립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이젭스크=정위용 특파원
“한국 자동차 모델 하나가 1만 명이 넘는 러시아인을 먹여 살린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23일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1100km 떨어진 이젭스크 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쏘렌토 조립 라인 준공식. 이 자리에 참석한 알렉산드르 볼코프 러시아 우드무르트 공화국 대통령은 한국 자동차의 러시아 경제 기여도에 찬사를 쏟아 놓았다.
기아차는 2005년 8월부터 러시아 제2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이즈압토 이젭스크 공장에서 소형차 스펙트라를 조립 생산해 왔다. 이젭스크는 러시아 자치 공화국 중의 하나인 우드무르트의 수도. 지난해 이곳에서 생산돼 러시아 시장에 팔린 스펙트라는 2만5000여 대. 러시아 시장에서 ‘베스트셀러카’ 대열에 올랐다.
볼코프 대통령은 “기아차 조립라인 1개로 일자리가 2700개 만들어졌다”며 “조립라인 가동에 딸린 부품 공급 업체와 운송 업체까지 감안하면 1만여 명의 주민이 스펙트라로 돈을 버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 조립라인은 특히 이 지역에서 고품질 첨단 산업을 선도한다. 볼코프 대통령은 “기아차의 첨단 조립 공정 덕택에 자동차 산업이 공해를 유발하거나 더러운 직업이라는 인식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펙트라 조립라인 도입으로 공장 종업원의 복지 혜택도 늘어났으며 우드무르트 공화국의 세금도 예전보다 훨씬 많이 걷힌다”고 덧붙였다.
이젭스크 공장에서 조립되는 스펙트라는 기아차의 가격 경쟁력도 높인다. 기아차가 한국에서 조립된 승용차를 러시아에 수출하면 생산 원가의 33%를 관세로 물어야 하지만 부품을 수출한 뒤 러시아에서 생산하면 관세가 1%대까지 낮아진다.
스펙트라의 약진에 힘입어 기아차의 지난해 러시아 수출은 5만9900여 대로 전년에 비해 2.5배 늘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