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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대한민국]한국인 자서전 많이 소개 못해 아쉬움

입력 | 2007-03-23 03:02:00


‘책 읽는 대한민국’의 2007년 두 번째 시리즈 ‘세상을 바꾼 삶의 기록-자서전 30선’이 22일 막을 내렸다.

이번 ‘자서전 30선’은 역경을 딛고 자신의 분야에서 위대한 성취를 이룩한 인물들, 자신보다는 타인을 위해 평생을 바친 감동적인 인물들의 삶을 통해 어수선한 이 시대를 되돌아보고 삶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한번 성찰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선정의 기준은 ‘다양성과 조화’였다. ‘러셀 자서전’, ‘괴테 자서전(시와 진실)’, ‘네루 자서전’, ‘마틴 루터 킹 자서전(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과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자서전의 전범도 소개하고 그동안 쉽게 접하기 못했던 새로운 자서전도 함께 소개함으로써 자서전의 다양한 면모를 제공하고자 했다.

세상을 바꾼 삶의 기록-자서전 30선 목록도서어니스트 섀클턴 자서전살바도르 달리 자서전잭 월치 끝없는 도전과 용기후쿠자와 유키치 자서전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리처드 파인만 자서전버트런드 러셀 자서전마가렛 미드 자서전나는 다다(Dada)다-만 레이 자서전에릭 호퍼, 길 위의 철학자스콧 니어링 자서전만화가의 길-데즈카 오사무 자서전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마틴 루터 킹 자서전마음의 진보-카렌 암스트롱 자서전영원한 청춘-마쓰시타 고노스케 자서전크로포트킨 자서전

에드거 스노 자서전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 왔다-다윈 자서전에드워드 사이드 자서전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자서전하인리히 슐리만 자서전마더 테레사 자서전불꽃-최승희 자서전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체 게바라 자서전사흘만 볼 수 있다면-헬렌 켈러 자서전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이희승 자서전네루 자서전시와 진실-괴테 자서전 카네기 자서전

특히 역점을 둔 것을 분야별 다양성이었다. 아톰의 아버지로 불리는 일본의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 현대 사진의 문을 활짝 연 미국의 초현실주의 사진가 만 레이, 현대 건축을 예술로 승화시킨 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트로이를 발굴한 독일의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 일제강점기 한국 무용을 세계에 널리 알린 무용가 최승희, 유머 감각으로 더 잘 알려진 미국의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 남극 탐험 도중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원들을 구해 낸 영국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 수녀에서 종교학자로 변신한 영국의 카렌 암스트롱 등.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자서전을 소개한 것은 이 시리즈를 통해 한 개인의 숭고한 삶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학문이나 예술, 직업에 눈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에서였다.

‘자서전 30선’이 시작되자 독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신선하다는 것이었다. 한 학부모는 e메일을 통해 “이렇게 다양한 자서전이 있는 줄 몰랐다”면서 “건축, 사진 등을 놓고 고민하는 고등학생 딸아이에게 좋은 진로 지도가 되었다”고 전해왔다.

또한 기록 문학이 취약한 한국의 풍토에서 많은 사람에게 삶의 기록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깨닫게 해 줬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번 기획의 아쉬움은 국어 연구에 평생을 바친 일석 이희승과 일제강점기 한국의 무용을 세계에 알린 최승희의 자서전을 빼고는 한국인의 자서전을 많이 소개하지 못한 점이다. 역사적인 평가가 끝나지 않은 생존 인물의 자서전이 많은 데다 일부의 경우 그 기록의 진실성에 의구심이 갔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진솔한 기록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해 본다.

‘책 읽는 대한민국’은 4월 2일부터 희망찬 봄 분위기에 맞추어 ‘문화 예술 답사기’를 테마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갈 계획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