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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충남도 공무원들 ‘수당 도둑’ 기승

입력 | 2007-03-15 06:46:00


충남도청 현관은 업무시간이 끝난 뒤인 매일 오후 9시경이면 다시 북적이기 시작한다.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저녁 늦게 퇴근하는 공무원들이 시간 외 근무 인식기에 체크를 하기 위해 줄을 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과 근무를 했다고 믿기 힘든 운동복이나 슬리퍼 차림의 공무원도 눈에 띈다.

승용차를 몰고 도청 정문으로 들어와 인식기에 체크를 하고 바로 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평일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계속됐던 이런 모습은 얼마 전 수도권 일부 자치단체에서 편법적인 시간 외 근무 수당 챙기기가 문제된 뒤 다소 줄었다.

결국 이 이상한 행렬은 ‘수당 도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도는 이달 초 도 본청 및 사업소 소속 공무원의 시간 외 근무 실태를 점검한 결과, 32명이 휴일에 출근 도장만 찍고 실제 근무를 하지 않는 방식 등으로 시간 외 수당을 챙겼다고 14일 밝혔다.

충남도 관계자는 “불시 단속을 벌인 결과 이들이 휴일 근무 수당을 받기 위해 인식기에 체크만 한 뒤 자리를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며 “적발된 50명을 대상으로 경위서를 받아 이 가운데 32명을 위반자로 결론 냈다”고 말했다.

직급별로는 5급 10명과 6급 8명, 7급 7명, 기능직 7명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번 위반자에 대해서는 수당 3일분을 회수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다음 점검부터는 적발되면 명단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