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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또 사과할 필요없다" 80%…CNN 인터넷 여론조사 논란

입력 | 2007-03-08 09:40:00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중 군대위안소에 대해 다시 사과해야 하는가?"

미국의 뉴스전문 채널 CNN이 실시중인 즉석 인터넷 여론 조사(Quick Vote)의 설문이다.

7일 밤 8시(미국시간·한국시간 8일 오전 10시) 현재 무려 175만여 명이 참가했는데 현재까지 결과는 '다시 사과할 필요가 없다'가 80%, '다시 사과해야 한다'고 20%다.

이 조사는 미국시간 4일밤 11시부터 시작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군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만약 미국 의회가 결의안을 통과한다해도 일본은 사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는 AP통신 도쿄발 기사의 옆에 여론조사 코너가 마련됐다.

CNN의 인터넷 투표 결과는 여러 가지 대목에서 놀랍다. 우선 사흘도 채안돼 투표 참가 자 숫자가 175만명을 넘었다는 점이다. 웹사이트의 초기화면에 있는 기사도 아니고, 검색어를 통해 간신히 찾아가야할 웹페이지(http://www.cnn.com/2007/WORLD/asiapcf/03/04/japan.sexslaves.ap)로 밀려 나 있는 기사의 하단에 마련된 즉석 투표의 참가자 규모론 엄청난 규모다. 지난 며칠간 뉴욕타임스 등 몇몇 신문이 보도를 하기 시작한 것을 제외하면 그동안 종군위안부 결의안 문제에 대해 미국 언론들이 거의 침묵을 지켜왔고, 미국 사회에서 이 문제가 전혀 이슈가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인들이 이 문제에 이렇게 관심이 많았나?"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숫자다.

CNN의 즉석 여론조사 참가자들을 순수한 일반 미국인이라고 가정해도 사실 대부분의 미국인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종군 위안부 문제는 매우 생소한 이슈다.

그리고 80%대 20%라는 투표 결과는 최근 미국 주요 언론 매체의 논조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 발언이후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잇따라 사설로 일본을 강력히 비판하는 등 일본의 태도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논조를 보이고 있다.

주미 한국 대사관의 윤석중 홍보 공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종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일제의 만행을 잘 모르는 대다수 미국민들은 '한국-일본간의 문제에 왜 미국이 개입하느냐'는 식의 생각을 갖는 반면, 이 문제를 잘 아는 미국의 식자층은 일본의 사과 및 배상 책임을 절실히 강조하는 등 양극단의 인식차가 존재한다"며 "이러한 현실을 무시한 채 CNN이 왜 즉석 여론조사를 실시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CNN의 질문 자체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정신대 대책위원회의 서옥자 회장은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CNN이 '다시 사과를 해야 하는가'라고 물은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그간 한번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 등에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으며, 이번 결의안은 이번에야 말로 진짜 제대로 사과를 하라는 것이 위안부 결의안의 취지인데도 CNN은 상세한 배경 설명 없이 '일본이 또 사과할 필요가 있느냐' 식의 질문을 던졌다는 지적이다.

서옥자 회장은 "엄청난 투표 참가자 숫자와 결과를 볼때 일본 네티즌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돼 투표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안부결의안 통과를 위해 편지 보내기 등 다양한 풀뿌리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미국내 한인들은 "별 것 아닌 것 같은 조사지만 앞으로 마이클 혼다 의원이 제출해 놓은 종군위안부결의안을 심의할때 미 의원들이 마땅히 참조할 만한 미국내 여론조사 결과가 없는 상황에서 신뢰성과 정확성에 의심이 가는 CNN의 조사결과가 나쁜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된다"며 안타까워 하는 분위기다.

한편 아베 총리는 지난달 19일부터 22일까지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홍보보좌관을 미국에 파견했으며 세코 보좌관은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등 주요 언론매체의 편집 간부들을 방문해 하원 결의안에 반대하는 일본의 논리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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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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