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삼바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삼바 경연대회가 18일 리우데자네이루의 대형 스타디움인 삼바디움에서 막을 올렸다. 최종 결선에 오른 13팀 중 망게이라 삼바학교 대표로 출전한 여성 댄서가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 브라질 삼바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삼바 경연대회가 지난 18일 리우데자네이루의 대형 스타디움인 삼바디움에서 막을 올렸다. [로이터/동아닷컴]
▲ 지난 1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대형 스타디움인 삼바디움에서 삼바 경연대회가 열린 가운데 화려하게 장식한 무대차가 행진을 하고 있다.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커피와 축구, 그리고 삼바(Samba)의 나라.
정답은 물론 브라질이다. 세계에서 5번째로 큰 나라. 월드컵의 정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들의 모든 것을 말해 주는 것은 다름 아닌 ‘축제’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리우 카니발. 리우데자네이루는 포르투갈어로 ‘1월의 강’이라는 뜻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도시로 꼽히는 이곳은 해마다 이맘때면 이성과 질서의 옷을 벗는다.
4분의 2 박자. 삼바 리듬은 전율이고 환희다. 허리 위보다는 아래가 중요하다. 해질녘부터 여명이 밝아 올 때까지 끊임없는 몸놀림에 입에선 단내가 난다. 영국 BBC는 “세상에서 가장 선정적이고 가장 말초적인 춤사위”라고 했다. 쾌락이 천국의 문을 연다.
◆[화보] 2007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바 경연대회
기간은 일주일 남짓. 하지만 참가자들은 1년을 준비한다. 리우에 있는 수백 개의 삼바학교는 카니발을 위해 존재한다. 1년 내내 노래를 짓고 춤 연습을 한다. 한 해 축제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해 준비. 평생 카니발에만 매달리는 사람도 수천 명이다.
광란에 가까운 열기에 식자층은 걱정이 많다. 망국병이라는 개탄이 이어진다. 하지만 리우 카니발은 축구와 더불어 브라질 최고의 국가기간산업.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효자다.
카니발 기간의 유동 인구가 170만 명에 이르고 관광 수입은 매년 12억 달러 이상이다. 축제에서 외국인 한 사람이 쓰는 돈은 평균 7000달러. 브라질의 1인당 국민소득(약 6000달러)보다 많다. 말 그대로 ‘카니발이 국민을 먹여 살린다’.(브라질 관광청 통계자료)
축제는 식욕과 성욕만 채우는 게 아니다. 민심을 돌봐 준다. 부자 거지 할 것 없이 모두가 어깨동무할 수 있는 공간. 카니발이 열리는 동안 리우의 빈민촌 파벨라 주민들은 1년 중 유일하게 시내를 활보할 수 있다. 만인에게 평등한 ‘대동 씻김굿’이다.
그러나 카니발은 현실을 잠시 가릴 뿐 바꾸진 못한다. 브라질의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해진다. 인구 44%가 하루 2달러도 못 버는 빈곤층이다. 반면 상위 3%는 브라질 농경지의 60% 이상을 가졌다. 카니발의 좋은 관람석 역시 비싼 돈을 지불한 부자들 차지. ‘춤은 곰이 추지만 돈은 주인이 챙긴다’.
◆[화보] 2007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바 경연대회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