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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168이 패착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최선의 수는 어디였을까.
참고1도 백 1의 마늘모가 내 수를 늘리고 상대의 수를 줄이는 수상전의 맥이다. 백 1을 선수한 뒤 3에 이었다면 7까지 백이 한 수 빨랐다. 백 1과 같은 수는 웬만한 실력을 가진 아마추어라면 조금만 들여다봐도 찾을 수 있는 맥점인데 이창호 국수가 놓쳤다.
“초읽기에 쫓겨 참고1도 백 3에 잇는 수를 못 본 듯하다. 아니면 무언가 착각했거나…. 백 3에 잇는 수 외에는 어떤 수도 안 된다. 가령 참고2도 백 1로 두면 흑 4까지 걸려든다. 다음 백은 A에 잇지 못한다. 흑 B로 따내면 자충에 걸리기 때문이다. 이것이 싫어 실전 백 168을 생각했는지 모른다.”(윤준상 4단)
슈퍼컴의 버그. ‘신산(神算)’으로 통하는 이창호 국수가 한 수 앞을 읽지 못하고 고장을 일으켰다. 이래서 바둑이 재미있다. 언제나 자로 잰 듯하다면 무슨 묘미가 있으랴. 승자는 “거저 주운 판”이라며 더 민망해할 따름이다. 이 국수가 제 컨디션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172…169의 곳 이음)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