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은 어디 사느냐. 서울에서 일류대학 나온 사람들 아니냐. 서울에 앉아서 서울에서 아침도 먹고, 점심도 서울에서 먹고, 저녁도 서울에서 먹고, 오페라도 서울에서 보는 사람들이 지방에 관해 무엇을 알겠느냐.”
노무현 대통령이 7일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경북 안동시 안동과학대에서 열린 2단계 균형발전정책 대국민 보고회에서다.
노 대통령은 “(서울에 사는) 그분들한테 대통령령 바꿔 달라고, 지방에 관한 입법 틀을 바꿔 달라고 해서 바꿔지겠느냐”며 “(이것이)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현주소”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지나고 나서 보니까 나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했던 일이 많다”며 “난데없는 헌법 이론이 나와 행정수도가 행정도시가 됐고, 반쪽이 됐다”고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을 비판했다.
또 “서울에서 신문사 가지고 있는 사람은 ‘무슨 균형발전이냐’며 쓸데없는 소리라고 한다. 오늘 서울에서 발행한 신문을 보면 균형발전이 몇 자 있기는 하지만 내용이 별로 없다”며 “균형발전 해 가지고 부동산(값) 부추겼다고 역행하는 분위기가 나온다. 이런 강력한 저항 전선이 지금도 존재하고 있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라고 중앙 언론을 비판했다.
이 같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서울과 지방을 ‘편 가르기’ 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은 또 “정치하는 사람들이 답답한 시기가 왔다. 여러분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때가 왔다”며 “이때 (여러분은) 말뚝을 박아야 한다. 대못을 박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규제 완화 요구에 대해 노 대통령은 “수도권의 압력도 대단히 강하다. 5년 내내 수도권 규제 해제를 요구하는 압력에 참여정부는 버티고 있다. 규제를 마구 풀어 버리면 수도권이 난장판이 된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