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출제기관인 미국교육평가원(ETS)이 SAT 문제지 유출 논란과 관련해 한국에 조사단을 파견해 SAT를 치른 학생 등을 상대로 조사에 나선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본보 1일자 A12면 참조
▶ 美 SAT 문제 국내서 사전유출 논란
ETS 측은 이번 조사가 끝난 뒤 지난달 27일 국내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의 점수 처리 방침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지가 실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이 시험이 무효 처리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 토플(TOEFL), 토익(TOEIC) 등 국내에서 치러진 국제 공인 영어시험의 경우 부정 응시나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행위 등은 있었으나 문제지 사전 유출 논란은 없었다.
SAT에 응시한 학생 및 학부모들에 따르면 ETS 조사단은 국내에서 SAT를 치른 학생 가운데 ETS에 제보한 학생들을 만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2005년 12월 출제된 문제를 이번 SAT 시험에 앞서 수강생들에게 제공하고 2차례나 문제를 풀도록 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지역 모 어학원 원장도 만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SAT 주관기관인 칼리지보드(college board)는 문제은행식으로 출제된 문제로 1년에 7차례 시험을 치르며 이 가운데 몇 차례에 한해 문제를 공개해 왔지만 2005년 12월에 치러진 문제는 공개 대상이 아니었다.
자녀가 SAT를 치른 한 학부모는 “문제가 된 모 어학원에서 강의를 들은 한 학생이 이번 시험은 불공정하다고 생각해 제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일로 정직하게 시험을 치른 한국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한 SAT 전문학원 대표는 “시험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다면 이는 국가적 망신”이라며 “이 일을 계기로 ETS 측이 한국에서 SAT를 치르지 못하게 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TS는 지난해 5월 SAT 테스트센터였던 서울 한영외국어고에서 시험 부정 의혹이 일자 조사단을 학교에 파견했으며 한영외고의 테스트센터 지정을 취소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