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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집-맛의 비밀]주문진 ‘동광횟집’

입력 | 2007-01-20 03:01:00


치명적 위험과 눈물나는 맛의 감동

쫄깃한 자연산 복의 ‘원초적 유혹’

미식은 용기 있는 도전이다.

복어라면 더욱 그렇다. 복어회는 캐비아(철갑상어알), 푸아그라(거위 간), 송로버섯과 함께 4대 진미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테트로도톡신이라는 자연산 복어의 독은 소량으로도 생명을 위협할 만큼 치명적이다. 그래서 복어는 치명적 위험과 눈물나는 맛의 감동이 공존하는 ‘원초적 유혹’이다.

강원 강릉시 주문진읍 ‘동광횟집’(033-661-1585). 주문진항으로 접어든 뒤 수협수산물직매장 건너편에 보이는 단층의 작은 식당이다. 투박한 시골 횟집이지만 한번 들른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 자연산 복어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 토박이인 함두순(50) 씨는 1990년 식당을 하기 전에는 바다를 누볐던 뱃사람이다. 남편이 복어회를 만들고, 부인 김미자(47) 씨가 탕을 끓여낸다. 2인분 기준 밀복 회와 탕은 4만∼5만 원, 참복은 10만 원.

○ 주인장의 말

아침이면 해가 식당을 정면으로 비추며 뜹니다. 그래서 동쪽의 동(東), 빛 광(光) 자를 따서 ‘동광’이라고 했지요.

겨울에는 복어 아귀와 자연산 전복, 봄에는 가자미가 제 맛입니다. 아침 경매에서 싱싱한 물건을 가져옵니다. 좋은 복은 지느러미가 깨끗하고 상처가 없고 색이 선명합니다.

고깃배에서는 복어를 회로 먹었죠. 뱃사람들이 힘든 일과 술에 시달리면서도 건강한 것은 복어 덕이 큽니다.

복어는 수조에서 꺼내자마자 빨리 손질해야 합니다. 1kg이면 2인분이 나오는데 뼈와 머리를 분리한 뒤 독성이 있는 내장 부분을 발라냅니다. 독이 없는 곤이는 탕을 끓이기 위해 빼놓지요.

횟감인 살 부분은 수건으로 감싸 가볍게 눌러주면서 살 부위에 남아 있는 물기를 뺍니다. 그래야 회에서 더욱 쫄깃한 맛이 살아나거든요.

특히 지리(맑은 탕)가 좋습니다. 횟감에서 남긴 꼬리 부분과 머리, 뼈, 껍질을 탕 재료로 씁니다.

○ 주인장과 식객의 대화

▽식객=사장님께서 바다로 나가지 않으니 마음이 놓이시죠.

▽주인장=고기 잡는다고 떨어져 생활하는 것보다야 낫죠.(이 말에 부인은 ‘술 때문에 속 많이 썩었다’며 웃는다.)

▽식=투명하고 얇은 복어회에서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느낌입니다.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그만이네요.

▽주=자연산 복어, 먹어본 사람은 못 잊어요. 아침 경매에서 나온 물량이 떨어지면 그걸로 복어 장사는 ‘땡’입니다. 뱃전 복어가 제일이고, 그 다음은 바닷가에서 먹는 거죠.

▽식=복어를 횟감으로 손질한 뒤에도 꼬리 부분이 꿈틀꿈틀하는 걸 보고 좀 움찔했습니다.

▽주=(웃음)

▽식=보리쌀을 엿기름 물에 띄워 만든 강원도식 막장과 된장을 섞은 양념장에 얇은 회가 잘 어울리네요.

▽주=집사람이 경상도 진주 출신인데도 막장을 기막히게 담그죠.

주문진=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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