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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충남도청에는 CEO가 10명

입력 | 2007-01-19 06:50:00


“올해 충남도의 농수산물 수출 목표는 3억 달러입니다. 지난해보다 1억7000만 달러가 많습니다. 이를 위해 품목별 관리를 강화하고 수출선을 다변화하겠습니다.”

18일 오전 충남도청 대회의실 기자회견장. 박윤근 충남도 농림수산국장이 올해의 농정 구상을 언론에 밝혔다.

이날 박한규 경제통상실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50개 기업을 새로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철영 소방안전본부장은 화재나 재난 발생 시 한 단계 빠른 현장대응태세(One-step Ahead)를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다소 낯선 풍경은 이완구 충남지사가 지난해 말 ‘실국장 책임 경영제’를 도입하면서 생긴 것. 예전 같으면 한 해의 모든 구상은 도지사가 발표하고 실국장은 도지사 연두 기자회견 때 배석했다가 부연설명을 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동안의 도지사 연두 기자회견은 2시간 정도로 하루에 끝났지만 실국장(10개) 연두 기자회견은 나흘에 걸쳐 8시간 동안 이뤄진다.

실국장은 이렇게 밝힌 한 해의 구상에 대해 연말 기자회견에서 그 결과를 밝히고 문제점에 대한 해명을 해야 한다.

발표 형식과 시간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실국장의 권한과 책임도 그만큼 커졌다.

이에 따라 실국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 자신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과장과 계장, 담당직원을 기용할 수 있다. 또 성과가 좋으면 성과급도 더 많이 받고 인사상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 지사는 “그동안 도정의 전반적인 방향을 제시해 놓았기 때문에 이제 실국장들이 책임을 지고 창의성과 자발성, 적극성을 발휘하도록 했다”며 “실국장은 앞으로 지방장관 또는 최고경영자(CEO)라는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