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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연일 격렬시위…제2의 부안으로 변해가는 동경주

입력 | 2006-12-26 18:28:00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서울 강남구 삼성동) 이전을 요구하며 25일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던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본부 인근 주민들이 26일에도 도로를 점거하는 등 본사 이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인근의 양북면, 양남면, 감포읍 등 3개 지역의 동경주 주민 100여 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양북면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4시간 동안 막아 이 일대 교통이 한 때 마비상태를 빚었다.

이어 주민 1200여 명은 이날 오후4시부터 양북면사무소 앞에 모여 한수원 본사를 동경주로 이전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집회를 열면서 경찰과 대치했다.

한수원은 당초 26~27일 본사 이전지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동경주 주민의 반발이 심해지는 데다 경주시의 입장마저 달라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이전지 발표는 당초 8월 말로 예정됐으나 주민끼리 갈등이 불거지자 11월 말로 연기된 바 있다.

한수원 본사 이전 갈등의 뿌리는 지난해 11월 초 방폐장 유치를 위한 주민투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백상승 경주시장은 찬성률을 높이기 위해 "동경주 지역의 찬성률이 경주 전체의 평균 이상으로 나올 경우 한수원 본사를 이전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투표 결과 동경주 지역의 찬성률은 58.2%로 경주 전체의 89.5%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동경주 지역 주민의 찬성률이 방폐장 유치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이 지역 주민의 생각이다.

'방폐장 유치 확정에 따른 지역대책위' 측은 "한수원 이전 약속 이전의 찬성률은 20%에 불과했다"며 "이제 와서 본사를 도심으로 이전하려는 것은 동경주 주민을 농락하는 처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경주=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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