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전북]사육농가→도계업체→가공업체…‘AI 직격탄’

입력 | 2006-12-13 06:50:00


전북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전국 닭 사육의 24%를 차지하는 지역 양계산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19일 익산시 함열에서 첫 발병한 고병원성 AI가 인근 황등(지난달 26일), 김제(11일)에서 추가로 발생하면서 도내 전체 닭 사육농가와 가공업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2차 발생 이후 보름 가까이 추가 발생이 없어 이대로 올겨울을 넘기는 것 아닌가 했던 방역당국과 양계농민들은 1, 2차 발생지점에서 경계지역인 10km 반경 밖에서 추가로 발병하자 AI가 도내 전역으로 확산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AI의 충격이 한 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닭 사육농가와 대형 도계업체, 소규모 2차 가공업체 등 양계관련 산업들이 줄줄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하루 평균 30만 마리의 닭을 가공 처리하는 익산 하림은 “AI가 첫 발생한 초기에 주문량이 평소의 70% 선으로 떨어졌다가 최근 80%로 회복해 가는 과정에서 세 번째로 발병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현재까지 소비 감소로 인한 직접 피해가 170억 원 선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대형 도계업체로부터 생닭을 공급받아 가슴살과 닭발, 날개 등 부위별로 나눠 학교와 기업체, 치킨 판매점 등에 공급하는 2차 가공업체 40∼50여 곳도 수십억 원대의 피해를 보고 있다.

전북에 양계농가가 많은 것은 국내 최대 규모인 익산 하림을 비롯해 신명(정읍), 동우(군산) 등 대규모 닭 가공업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대 본격적으로 시작된 육가공 계열화로 인해 경기도 지역에 산재해 있던 닭 사육농가들이 가공업체와 사료공장이 가깝고 비교적 땅값이 싼 익산과 김제, 정읍 등지로 대거 이전해 온 것으로 도 축산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전북 도내에서는 6100여 농가가 3400여만 마리의 닭을 키워 전국 닭 사육의 24%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읍이 678만 마리, 익산 521만 마리, 김제 459만 마리로 3개 시군이 도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도 관계자는 “AI가 타 지역으로 확산되고 앞으로 3, 4개월가량 지속된다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는 업체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