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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후반전 대비하기 30선]우아한 노년

입력 | 2006-12-13 03:01:00


알츠하이머 연구에 헌신한 수녀들

노화를 죄악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치매는 사형선고와도 같다. 품위 있게 늙어갈 권리를 잃어버리는 당사자뿐 아니라 사랑하는 이가 서서히 의식을 놓아버리는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가족의 고통도 이루 말할 수 없다.

국내만 해도 노인 인구의 8.3%인 약 35만 명이 노인성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 예전엔 이 병을 자연적인 노화 과정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재는 그 원인과 병태 생리가 어느 정도 밝혀져 있다. 이 병에 대한 과학적 진실이 알려지게 된 데에는 많은 과학도의 열정적인 연구와 부단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설명하는 ‘수녀 연구’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저자는 가톨릭 수녀 600여 명의 삶을 추적 조사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밝혀냈다. 수녀들은 수녀원이라는 비슷한 환경에서 공동생활을 하기 때문에 연구 결과에 영향을 줄 만한 개인적 외적 요인이 통제돼 있고, 과거 생활사가 기록 보존되어 있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연구를 하기에는 가장 좋은 연구 대상이다.

실제로 이 ‘수녀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많은 사실이 규명됐다. 예컨대 어릴 때부터의 어휘력이 풍부한 사람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월등히 낮다. 또 야채에 많이 들어있는 엽산은 치매 예방에 좋으며 끊임없는 운동과 공부도 뇌의 노화를 막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학적 연구 성과보다 중요한 것은 수녀들이 알츠하이머병 연구를 위하여 기꺼이 자신의 삶과 개인사를 공개하고 나아가 자신의 뇌까지도 기증하였다는 사실이다. 한 수녀는 다음과 같이 감동적인 말로 연구에 동참하고 부검에 자발적으로 동의한다.

‘우리는 수녀가 되면서 자식을 갖지 않겠다는 어려운 선택을 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뇌를 기증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의 수수께끼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새로운 방식으로 다음 세대에 생명의 선물을 줄 수 있습니다.’

수녀들이 활동적으로 즐겁게 사는 모습, 책 속에 자서전처럼 등장하는 몇몇 수녀의 노년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딱딱한 의학연구서를 뛰어넘어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교양서다.

연병길 한국노인과학학술 단체연합회 회장

인생 후반전 대비하기 30선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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