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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속의 오늘]1768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초판 발행

입력 | 2006-12-06 03:01:00


‘영어로 출간된 백과사전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방대한 책….’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En-cyclopædia Britannica)’을 찾아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자기 사전에서 자기 사전을 설명하는 문구치고는 너무 자신만만하다. 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서구문명의 집대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 사전은 양과 질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브리태니커’는 영국에서 나온 문헌을 총칭하는 말이다.

‘브리태니커는 18세기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의 중심인 에든버러에서 출간됐다. 당시 에든버러는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집필하고 월터 스콧 경이 소설을 쓰던 곳이었다.’(브리태니커 홈페이지)

초판은 1768년 12월 6일 나왔다. 출판업자 콜린 맥파쿼, 조판사 앤드루 벨, 28세의 젊은 에디터 윌리엄 스멜리가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때 나온 책은 완성본이 아니다. 총 3권 가운데 첫 부분이었다. 2391페이지에 160개의 그림을 담은 완성본은 3년 뒤인 1771년에 나왔다.

브리태니커는 초판 발간 후 238년 동안 7만 개 이상의 항목을 담은 최고의 백과사전으로 성장했다.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 천문학자 칼 세이건 등 당대의 전문가 4000여 명의 글이 담겨 있다. 국내에 한국어판이 소개됐을 때는 ‘백과사전’이라는 말도 모자라 ‘대(大)백과사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브리태니커는 정보기술(IT)의 발달에 힘입어 변신을 거듭했다. 그러나 권위는 예전만 못하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자신을 발전시킨 그 IT의 장점을 활용한 후발 주자들의 맹추격 때문이다. 최대 경쟁자는 미국의 무료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어(Wikipedia)다.

2005년 12월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인 네이처는 “브리태니커와 위키피디어의 과학 표제어를 분석한 결과 치명적 오류는 각각 4개씩, 사소한 오류는 123개와 162개로 조사돼 질적으로 차이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브리태니커는 네이처의 발표가 ‘오류투성이’라고 비난했으나 강적의 출현으로 권위가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위키피디어는 브리태니커를 이렇게 소개한다.

‘브리태니커는 무수히 증가하고 있는 대안 매체와의 극심한 경쟁에서 살아남았다…브리태니커는 프린트 버전 외에 CD롬과 DVD, 그리고 월드와이드웹(WWW)으로 진화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