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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격투’ 디베이트를 아십니까

입력 | 2006-11-13 03:00:00

12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국제관에서 열린 제3회 ‘동북아시아 오픈 디베이트(Debate·논쟁) 대회’에서 일본 도쿄대 여학생(왼쪽)이 영어로 자신의 주장을 펴자 이화여대 국제학부 동아리인 ‘EDiS1’의 한 학생(오른쪽에서 두 번째 서 있는 사람)이 역시 영어로 반박하고 있다. ‘EDiS’에서는 이 대회에 총 4팀이 출전했다. 박영대 기자


양자가 맞붙을 때마다 EDiS3의 팀원들은 책상을 두드리며 “Hear, Hear(옳소!)”라고 윤 씨를 지원했고 TOKYO 팀원들도 이에 질세라 “우우∼” 야유를 보냈다.

결과는 EDiS3의 판정승.

대학생들 사이에서 영어 디베이트 게임이 각광받고 있다. 각종 시사문제를 영어로 논쟁하는 이 게임은 영어실력은 물론 논리력과 순발력을 기를 수 있다.

영어와 면접이 점점 중요해지는 취업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부상할 수 있는 각종 능력을 한번에 익힐 수 있는 셈이다.

디베이트 게임의 규칙은 대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3명이 한 팀을 이룬다. 토론 주제와 찬반(贊反) 역할은 게임을 시작하기 30분 전에 주어진다.

한국 일본 대만 등 5개국 42개 팀이 참가한 동북아시아 오픈 디베이트 대회에선 ‘최저임금보장제도를 유지해야 하는가’, ‘소련연방제를 재창설해야 하는가’, ‘일본은 핵무기를 개발해야 하는가’ 등의 가볍지 않은 주제가 주어졌다.

대회 시간은 게임당 보통 1시간. 한 명당 발언시간은 7분이며 두 팀, 6명이 모두 주장을 펴고 나면 팀당 4분의 정리 발언 기회가 주어진다.

디베이트 게임은 곧바로 승패를 가른다는 점에서 일반 토론과 큰 차이를 보인다. 교수, 학생들이 골고루 포함된 판정단은 각 팀의 논쟁 태도, 주장의 논리적 타당성, 논쟁을 끌어가는 전략 등에 대해 점수를 매긴다.

디베이트 게임은 19세기 옥스퍼드-케임브리지대에서 영국 의회의 토론을 본떠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로 29회째인 세계디베이트올림픽에는 80여 개국 대학생이 참가할 정도로 외국에선 디베이트 대회가 보편화됐지만 한국에선 아직까지 생소한 대회다.

하지만 3년 전부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 10여 개 대학에서 동아리가 만들어진 뒤 올해 8월 한국대학생디베이트연합이 출범하는 등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과 중앙대 경영학부에선 내년 영어 디베이트 과목을 정규 수업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이 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