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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영상미 아쉬운 내면연기…‘사랑따윈 필요없어’

입력 | 2006-11-09 03:01:00

사진 제공 싸이더스FNH


누군가 9일 개봉하는 영화 ‘사랑 따윈 필요없어’를 멜로 영화라고 말한다면 차라리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위버 섹슈얼’의 대명사 김주혁과 ‘만인의 여동생’ 문근영. 두 남녀의 이미지 변신을 위한 도전 영화이자 실험 영화라고.

‘아도니스 클럽’의 대표 호스트인 줄리앙(김주혁)은 자신의 빚을 해결하기 위해 상속녀이자 시각장애인 류민(문근영)을 찾아가 가짜 오빠 행세를 한다. 사랑을 느낀 이들은 “사랑 따윈 필요없어”라는 사랑의 신념을 스스로 번복한다.

영화는 2002년 일본 TBS 10부작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없어, 여름’을 원작으로 했다.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듯 이철하 감독은 서정미를 영화 곳곳에 심어두었다. 그러나 영화의 치명적 결함은 여기에 있다. 뛰어난 영상미와 달리 사랑에 대한 개연성과 두 남녀의 내면 연기는 보이지 않는다. 두 배우는 “이미지 바꾸는 중”이라며 열심히 연기할 뿐이다.

“10부작 드라마를 2시간으로 줄이다 보니…”라고 할 수 있지만 관객은 눈에 보이는 것만 평가할 뿐이다. “변명 따윈 필요없어”라고 말하듯.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