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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세계문화유산 올리기 전에…” 中, 등재신청 서둘러

입력 | 2006-10-09 02:58:00


“중의학(中醫學)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서두르자.” 중국이 중의학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전에 한국이 한의학을 먼저 등재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민속협회 바이겅성(白庚勝) 부주석은 최근 “세계문화유산 신청 때 ‘인접 국가에도 존재하는 공유 문화’를 우선적인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6일 보도했다.

바이 부주석은 “중의학, 절기, 성씨, 종교와 같은 중화권 문화의 상당수가 한국, 일본, 북한, 베트남에 퍼져 있다”며 “그 뿌리가 중국에 있는 만큼 이들 문화의 주도권은 당연히 중국이 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국이 중의학을 한(韓)의학으로 바꾸어 자국의 문화유산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중국이 이처럼 한국을 경계하는 것은 자신들의 전통문화로 자부해 오던 단오절을 지난해 한국이 먼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일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뒤늦게 올해 5월 춘제(春節·설)와 단오절, 중추절(추석) 등 518개 전통문화를 국가 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중국 정부는 또 ‘중국 전통 의학’이라는 이름으로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에 중의학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는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인 2013년을 앞두고 동의보감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허준의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달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동의보감 유네스코 등재와 신(新)동의보감 편찬, ‘허준 엑스포’ 개최를 2015년까지 남북한 협력사업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