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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와 충돌… ‘베어벡의 에어백’ 뭘까

입력 | 2006-09-02 03:00:00

연합뉴스


《어느 조직에서나 1인자와 2인자의 차이는 있게 마련.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1인자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조직을 장악하는 카리스마가 없다면 보스가 돼도 무능한 지도자로 낙인찍힐 수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2인자’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며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핌 베어벡(50·사진) 감독. 세계적인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과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그늘을 벗어나 ‘1인자’가 된 그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7 아시안컵 B조 예선 이란과의 경기가 바로 그 무대. 지난달 16일 아시안컵 대만전(3-0 승)에서 감독 데뷔전을 펼쳤지만 대만은 국제축구연맹(FIFA) 144위로 한국(52위)엔 크게 뒤져 있는 팀.

하지만 이란은 랭킹 45위로 우리보다 높은 데다 알리 카리미(바이에른 뮌헨)와 바히드 하셰미안(하노버), 라만 레자에이(메시나), 안드라니크 테이무리안(볼턴) 등 독일, 잉글랜드 등에서 뛰는 유럽파도 즐비하다. 상대전적에서도 한국이 8승 3무 7패로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을 정도로 전력도 비슷해 베어벡 감독의 용병술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베어벡 감독은 “상대를 완전히 분석해 약점을 파고들 준비가 됐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상태에서 최상의 멤버를 뽑았고 컨디션도 최상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란을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화려한 개인기와 패스 능력으로 ‘테헤란의 마술사’로 불리는 카리미에 대해서도 “벌써 막을 방법을 선수들에게 주지시켰다”고 말했다. 베어벡 감독은 1일 마지막 훈련을 비공개로 할 정도로 이번 경기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베어벡 감독은 프리미어리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설기현(레딩 FC)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등 유럽파와 조재진(시미즈)과 김진규(주빌로 이와타) 등 J리그파를 중심으로 맞설 전망. 현재로선 설기현-조재진-이천수(울산) 스리톱에 박지성을 플레이메이커나 처진 스트라이커로 투입할 전망. 김남일(수원)은 수비형 미드필더, 수비라인은 이영표-김영철(성남)-김진규-송종국이 유력하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베어벡 감독은 대표팀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분석해 어떻게 처방을 해야 최강의 전력을 낼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 상대 팀에 대한 분석능력과 그에 대한 대처 능력도 뛰어나 감독으로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과연 ‘만년 참모’ 베어벡 감독이 강호 이란을 제물로 명실상부한 한국대표팀 사령탑의 위용을 과시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한편 4-4-2 포메이션을 구사하는 이란도 유럽파 하셰미안이 에나야티와 투톱을 형성하고 카리미와 자바드 네쿠남(오사수나)이 미드필드에 투입되는 등 유럽파가 선발 라인업의 주축이 될 전망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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