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인 안다미로가 불법 용지를 이용해 액면가 기준 885억 원어치의 상품권을 제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9일 민주당 손봉숙 의원에 따르면 안다미로는 2005년 12월 23일 한국조폐공사가 공급하는 상품권 전용용지를 사용해야 하는 의무규정을 어기고 불법 용지로 5000원짜리 상품권 1770만 장(885억 원)을 제조했다가 게임산업개발원의 단속담당 직원에게 적발됐다는 것.
손 의원은 “단속 직원이 안다미로에 대한 ‘경품용 상품권 발행사 지정 철회 예정 통보서’를 첨부해 우종식 게임산업개발원장에게 이런 사실을 보고했으나 우 원장이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경품용 상품권 지정제도 운영규정 세부기준’에 따르면 상품권 발행업체가 전용용지를 사용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될 경우 게임산업개발원은 발행업체 지정을 철회할 수 있다.
안다미로 측은 올해 1월 10일 작성한 경위서에서 “조폐공사 용지로 인쇄할 경우 건조기간이 길어지는 등 제품 생산에 10일 이상 걸려 급한 대로 (지난해) 12월 중순까지는 KD미디어가 보관 중인 용지를 사용했다”며 “다른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게임산업개발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29일 “안다미로의 경우 지정되지 않은 용지를 사용한 것일 뿐 초과 발행을 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손 의원은 “게임산업개발원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안다미로를 포함해) 상품권 불법유통 사례를 7건이나 적발하고도 2건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檢 조폐公 5명 소환조사▼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들이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신고한 상품권 발행 물량보다 초과 발행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검찰이 상품권 용지를 공급하는 한국조폐공사 직원들을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29일 “검찰이 28일 조폐공사 서울사업본부 직원 5명을 불러 상품권 용지 공급 절차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