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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아이칸, 패자 없는 ‘7개월 전쟁’

입력 | 2006-08-28 03:00:00


KT&G 경영참여를 위해 서로 협력해 온 아이칸파트너스마스터펀드와 스틸파트너스가 22일 결별했다. 이에 따라 7개월간 이어져 온 KT&G 경영권 공방이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아이칸 측은 25일 “KT&G의 경영참여를 위해 스틸파트너스와 맺은 의결권공동행사 계약을 22일 종료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아이칸 측이 목표 수익을 올리기 위해 지분매각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의결권공동행사 계약이 끝나면 이들의 지분 7.68%(1224만 주)는 아이칸 4.87%, 스틸파트너스 2.81%로 각각 분리되며 ‘5% 이상 주주의 지분 변동 공시 의무’에서 벗어난다. 아무도 모르게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되는 것. KT&G가 올 11월까지 1200만 주(약 6900억 원)를 장내에서 사들여 소각할 예정이어서 주가가 하락할 위험은 적은 상황이다.


아이칸 연합의 평균 매입 단가는 약 4만3000원. 현재 주가(5만9000원·25일 종가)를 감안하면 37%의 수익률을 확보했다.

현대증권 정성훈 연구원은 “아이칸 측이 회사 측으로부터 더는 얻어낼 게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주가 추이를 보며 매각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곽영균 KT&G 사장은 “경영권 위협으로 흔들린 조직이 안정을 찾아 본업에 주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KT&G는 아이칸 측의 워런 리히텐슈타인이 사외이사로 경영에 참여하며 요구한 한국인삼공사의 상장, 유휴 부동산 매각을 거부한 것도 성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익잉여금(1조3000억 원), 향후 3년의 이익 1조5000억 원을 배당 등에 쓰기로 한 것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성장성을 포기했다는 비난도 적지 않다.

세계적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가 건실한 식품회사인 나비스코 크래프트 등을 인수하며 사업을 다각화한 것처럼 KT&G도 신규사업을 찾아야 하는데 그 기회를 잃었다는 것.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기업을 키워서 수익을 얻기보다는 자산은 많지만 지분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의 경영권을 공격해서 큰돈을 벌려는 ‘제2의 아이칸’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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