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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카페]GM대우와 쌍용차의 운명은?

입력 | 2006-08-16 03:01:00


《부모를 잃은 두 아이, 서로 다른 양부모를 만났습니다. 그 뒤 길도 운명도 갈렸습니다. 한 명은 사랑을 받고 자라 희망을 꿈꾸게 됐고, 다른 한 명은 부모와 싸우다 결국 집을 뛰쳐나왔습니다. 희비가 갈린 두 아이는 어떻게 될까요? GM대우와 쌍용차 얘깁니다.》

부도난 뒤 외국 자본에 인수된 GM대우자동차와 쌍용자동차의 처지가 극단적인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GM은 2002년 GM대우를 인수한 후 지금까지 신차 개발, 연구·생산 시설 등에 모두 3조 원을 투자했습니다.

올해 6월 선보인 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윈스톰도 GM대우와 GM이 공동 개발한 것이죠.

GM대우는 지난해 115만 대를 판매하며 인수된 지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대우차 시절 해직된 생산직 직원 1600여 명도 전원 복직됐습니다.

이제 쌍용차로 눈을 돌려봅니다.

상하이자동차가 지난해 1월 쌍용차를 인수한 뒤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은 ‘0원’입니다. 최근 중국계 은행에서 쌍용차가 2억 달러를 빌릴 수 있도록 한 게 유일합니다.

인수된 후 쌍용차의 실적은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2004년 310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592억 원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대규모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노조는 “상하이차가 당초 약속했던 투자 계획은 이행하지 않고 기술 유출과 구조조정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한 달째 파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16일부터는 공장에서 숙식을 함께하며 이른바 ‘옥쇄파업’까지 벌일 예정입니다. ‘명예나 충절을 지키기 위해 깨끗하게 죽는다’는 의미의 ‘옥쇄(玉碎)’란 말까지 사용한 데서 이들의 절박한 처지를 짐작하게 됩니다.

물론 GM과 상하이차의 경영 방식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선 기술을 가진 GM과 그렇지 않은 상하이차는 애초부터 인수 목적 자체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GM은 소형차를 중심으로 한 생산기지로 GM대우를 활용하려 한 반면 기술이 떨어지는 상하이차는 기술이전을 위해 쌍용차를 인수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과 극을 달리는 GM대우와 쌍용차를 보면서 외국 자본의 ‘두 얼굴’을 떠올리게 됩니다.

외국 자본이 어떤 생각으로,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인수된 기업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 주고 있으니까요.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쌍용차 노조 ‘옥쇄파업’

쌍용자동차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가고 기아자동차 노조도 파업 수위를 높이기로 하는 등 자동차 업계가 계속 파업 몸살을 앓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16일부터 경기 평택공장 문을 잠그고 모든 조합원이 공장에서 먹고 자며 파업하는 ‘옥쇄파업’을 벌이겠다”고 15일 밝혔다.

노조 측은 “사측이 최근 554명을 정리해고 하는 방안을 포함한 구조조정안을 노동부에 제출한 데다 정리해고 전문가인 필립 머터우 상하이자동차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4일부터 부분 파업을 벌여 온 쌍용차 노조는 11일 머터우 부사장이 대표로 선임되자 파업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쌍용차 사측은 “판매 물량이 적고 재고가 쌓여 올해 초부터 생산 라인을 중간중간 중지시킬 정도로 경영 상황이 악화돼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옥쇄파업에 들어간다 해도 구조조정에 대한 경영진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18일부터 부분적으로 파업을 벌여 온 기아차 노조도 이번 주부터 파업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기아차 노조는 “하루 2∼4시간 벌였던 파업 시간을 늘리고 19일 대규모 전진대회를 여는 등 투쟁 강도를 높여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아차 사측은 노조 파업으로 15일 현재 모두 1만5300여 대의 생산 차질을 빚어 2300억 원의 손실을 보았다고 밝혔다.

GM대우자동차도 지난달 27일 조합원 투표에서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후 최근 부평공장에서 집단 급식사고까지 발생해 협상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