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돌을 버릴 줄 알면 바둑 실력이 는다. 하수는 돌을 죽이는 게 아까워 무리하게 두다가 망한다. 자신의 돌을 버릴 줄 알면 집착하는 마음이 사라져 대세가 보인다. 그러나 프로들도 이 평범한 원리를 잊을 때가 있다.
백 104가 집착에 빠진 수. 이 수로는 참고 1도 백 1로 끊어야 했다. 백 9, 11로 상변 흑 진을 납작하게 눌러 백이 만족스럽다. 백은 좌변에 투자한 백 ○가 죽는 게 아쉬워 참고 1도를 꺼렸다. 하지만 이 석 점을 잡은 흑의 실리는 별 게 없다. 실전에선 흑이 중앙 빵따냄을 얻고 흑 113으로 넘어가 우세를 잡았다.
백 114가 마지막 패착. 중앙 흑의 두터움을 감안해 참고 2도 백 1에 두고 버텨야 했다. 흑 121까지 중앙이 온통 검은 물결로 변했다. 119…○.
해설=김승준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