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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혀 ‘佛만족’…한국학생 7명 국가공인 소믈리에 합격

입력 | 2006-07-14 03:08:00

김정 이선경 조미경 류미진 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올해 카파 와인학교 한국인 학생 7명이 최근 프랑스 국가 공인 소믈리에 자격증을 땄다.


프랑스 보르도의 한 와인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학생 7명이 최근 프랑스 국가공인 소믈리에 자격증을 무더기로 따냈다.

보르도 소믈리에 양성학교 카파 포르마시옹(CAFA Formations)에서 지난 1년간 코스를 밟은 이선경(26) 류미진(29) 김정(27) 조미경(26) 김문경(26) 이정림(37·이상 여) 진정훈(27) 씨 등이 그 주인공들.

프랑스 교육부가 엄격한 필기 및 실기 시험을 거쳐 부여하는 이 자격증이 있으면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소믈리에’로 일할 수 있다. 와인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프랑스어로 평가받기 때문에 외국인으로서는 통과가 쉽지 않다. 레스토랑 근무 경력 3년을 인정받아야 응시할 수 있다.

올해 합격자 중 이선경 씨는 2001년 세종대 호텔경영학과를 휴학하고 롯데호텔에 근무하던 중 국제기능올림픽 레스토랑 서비스 분야에서 한국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경력의 소유자. 이후 코르동 블뢰 요리학교를 나왔고 다시 와인에 도전해 자격증을 땄다. 이 씨는 현재 최고급 호텔체인 ‘포 시즌스 호텔-조르주 생 파리’에서 실습 중이다. 이 호텔에는 2004년 세계 최고 소믈리에로 뽑힌 엔리코 베르나르도 씨가 일하고 있다.

류미진 씨는 레스토랑을 운영하다, 김정 씨는 와인숍에서 일하다, 조미경 김문경 진정훈 씨는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한 뒤 와인 업계에서 일하다 시험에 도전했다. 이정림 씨는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오래 일하다 뒤늦게 와인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프랑크 쇼세 카파 교장은 “시험 평가진이 프랑스 학생보다 오히려 한국 학생이 더 우수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응시한 한국인 학생이 많아 봐줄 여건도 아니었는데 전원 합격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고급 식당 ‘라 투르 다르장’에서 실습 중인 류 씨는 “수업이 없을 때 한국 학생들이 함께 보르도 지역 샤토(양조장)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경험을 쌓은 것이 시험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