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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건설노조원 1500여명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

입력 | 2006-07-13 17:18:00


경북 포항지역 전문건설 노조원 1500여 명이 13일 오후 포항시 남구 괴동 포스코 본사 1~2층 복도를 점거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원들은 포스코가 노조의 제철소 출입문 봉쇄에 대해 경찰의 공권력을 요청하는 한편 비노조원을 제철소 안 공사장에 근무를 시킨 데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노조는 또 "포스코가 포스코건설을 통해 노조의 요구조건을 들어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의 농성으로 포스코는 일반 영업과 외국인 바이어 영접이 차질을 빚는 등 주요 부서의 업무가 마비되고 있으며, 본사 직원 500여 명은 사실상 감금상태에 놓여 있다. 포스코 본사가 시위대에 점거되기는 1968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건설노조(노조원 3000여 명)는 지난달부터 사용자측인 전문건설업협회와 임금 인상과 토요일 유급유일제 등을 놓고 단체협상을 10여 차례 벌였으나 결렬되자 지난달 30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에 따르면 임금을 50% 이상 인상해야 한다"며 "공사장의 경우 토요 유급휴일을 하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건설을 비롯한 전문건설업협회는 노조가 1일부터 포항제철소의 6개 출입문을 통제하자 업무방해로 경찰에 고소했다.

노조의 파업으로 포항제철소 안에 건립 중인 파이넥스(차세대 혁신제철 신기술) 공장 건립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포스코는 1조3000억 원을 투입해 2004년 8월부터 파이넥스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의 원청업체는 포스코건설이다.

파이넥스 공장을 비롯해 제철소 안의 24개 공사현장이 중단되면서 포스코는 하루 100억 원가량의 피해를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단체협상의 당사자도 아닌 포스코를 노조가 점거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파이넥스 공장의 공사 기간이 미뤄지더라도 원칙대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시를 비롯해 포항철강관리공단 등 관계기관들은 대책회의를 열고 있지만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편 경찰이 노조원의 제철소 진입을 막지 못한 데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경찰은 이날 노조원이 2500명가량 모였는데도 고작 500여 명을 투입했다. 경찰력이 부족한 것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시위에 따른 차출이 많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직원들이 노조원의 진입을 막는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위인원에 비해 경찰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노조원이 화장실 등 제철소 안 시설물을 이용해달라고 해서 출입을 허용했다"고 해명했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