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 해직교사 초청 행사를 열려다 퇴학당한 고교생들이 15년 만에 재입학할 수 있게 됐다.
1991년 스승의 날 경남 마산공고 3학년생이었던 정환선 최성호 배동환 노정현(이상 34세) 씨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해직교사들을 경남대로 초대해 ‘해직교사와 만남의 날’ 및 마산 창원 민주고등학생연합회(마창고협) 3기 출범식을 가지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결국 마산 무학산으로 자리를 옮겨 행사를 치렀지만 줄줄이 퇴학 처분을 받아 모두 학교를 떠났다.
이들은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거나 막노동, 자영업으로 생계를 꾸려왔다.
정 씨는 창원청년회 사무국장, 최 씨는 이벤트기획사를 운영하는 중이며 노 씨는 금융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배 씨는 법학을 전공하는 늦깎이 대학생이다.
정 씨 등은 2004년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과 보상심의위원회’에 신청서를 제출해 지난해 12월과 올 4월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을 받았다.
이들은 학교의 공식 사과와 재입학을 요구했다. 마산공고는 관련 절차를 거쳐 9일 재입학은 허용하기로 확정했으나 사과 수위는 조정 중이다.
대학생인 배 씨를 제외한 3명은 곧 재입학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마산공고 관계자는 “교육부 훈령과 학칙에 따라 이들이 법정 수업시간을 채워야 졸업장을 줄 수 있다”며 “이들과 재학생과 관계 설정 등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실업계 학교의 특성을 살려 2학기에는 가능한 현장 실습을 하고 싶다”면서 “이제는 지난 일을 정리하고 과거와 화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