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설]고이즈미 ‘自閉 외교’에 경고장 날리는 美國

입력 | 2006-05-15 03:00:00


헨리 하이드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내달 미 상하원합동회의 연설의 전제 조건으로 ‘야스쿠니신사 참배 중단’을 요구했다. 그가 밝힌 이유는 명료하다. 고이즈미 총리가 연설을 마치고 돌아가 8월 15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경우 “진주만의 아픔을 기억하는 미국인들은 모욕당한 느낌을 갖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도 지난주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을 둘러싼) 일본과 한중 간의 역사인식 대립이 미일동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내의 점증하는 비판론은 아시아에서 점점 ‘외톨이’가 돼 가는 일본만 편들다가는 미국의 대(對)아시아 외교에 중대한 차질을 빚을지 모른다는 우려의 산물이다.

이런 분위기는 일본 내에서도 확산일로다. 3대 경제단체인 경제동우회는 최근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중단을 거듭 요구했다. 태평양전쟁 유족회는 A급 전범 분사(分祀) 방안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의 정책제언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에게는 ‘쇠귀에 경 읽기’일 뿐이다. 그는 과거사 문제로 한중이 정상회담을 거부하고 있는 데 대해 지난달 “후회할 때가 올 것”이라는 극언까지 했다. 아소 다로 외상은 한술 더 떠 “‘편협한 민족주의’와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일본 지도자들의 오만함에는 미일동맹 강화에 따른 자신감이 깔려 있다. 그러나 일본의 자폐(自閉)적 외교행태는 동남아 각국으로부터도 반발을 사고 있다. 일본 정치지도자들은 북한의 ‘고립 외교’ 행태를 지적하며 ‘이상한 나라’라고 꼬집는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의 비뚤어진 역사인식에 대한 비판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이러니까 일본은 ‘제품은 일류인데 정치 외교는 삼류인 나라’라는 명예롭지 못한 소리를 듣는 것이다.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