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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만난 中 반체제 인권운동가 2인 인터뷰

입력 | 2006-05-13 03:00:00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왕이(王怡·33) 청두(成都)대 교수 등 중국의 반체제 종교 인권운동가 3명을 11일 백악관에서 만났다.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인권운동가와 얘기를 나눈 것은 처음이다. 이날 면담은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 속에 이뤄졌다.

부시 대통령과 만난 3명 가운데 작가 위제(余杰·33) 씨와 리바이광(李柏光·38) 변호사는 면담이 끝난 뒤 워싱턴 시내에서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백악관에서의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위 씨는 이날 부시 대통령에게 “중국의 젊은 지식인층에서 기독교 신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마틴 루서 킹 목사가 그랬듯이 비폭력적 방법으로 중국을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부시 대통령은 “종교적 믿음을 위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엄중한 상황에 처한 중국인 기독교도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는 것.

부시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이 뭘 해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탈북자 강철환 씨, 김한미 양 가족을 초청한 자리에서도 꺼냈던 단골 질문이다.

3명은 △중국 내 인권과 종교 자유의 필요성 △중국 내 미국 외교관의 인권외교 강화 △야후와 구글 중국어판의 ‘자체 검열’ 중단을 주문했다. 부시 대통령은 대체로 수긍했지만 세 번째 요청에 대해선 “민간 기업의 결정을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다”며 난색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 내 논란을 통해 인터넷 기업 주주들의 생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를 낙관했다.

위 씨는 “면담은 집무실이 아니라 대통령 가족의 숙소에서 이뤄졌다”며 “오랜 친구처럼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이들 3명과 부시 대통령은 ‘신앙생활은 아내가 이끌어 줬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고 웃었다는 게 위 씨의 설명.

이들은 금서(禁書)로 지정된 자신들의 책과 중국 기독교 다큐멘터리 DVD, 교회 잡지를 선물로 내놓았다. 부시 대통령은 넥타이핀과 장식 브로치로 답례했다.

면담 장소는 당일 아침에 ‘사적 공간’인 대통령 숙소로 바뀌었다.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 등 대중(對中) 외교를 다루는 국무부 관계자들의 참석도 취소됐다. 이 모든 것은 거세게 반발한 중국을 고려한 ‘작은 배려’로 풀이된다.

면담에는 딕 체니 부통령, 조슈아 볼턴 비서실장, 스티븐 해들리 안보보좌관이 배석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