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을 비롯해 제주의 야산을 뒤덮고 있는 ‘제주조릿대’가 말 사료로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부설 한라산연구소는 최근 펴낸 ‘제5호 조사연구보고서’에서 제주조릿대가 말이 선호하는 먹이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한라산연구소는 지난해 4월 11∼5월 3일, 8월2∼9일, 10월24∼25일 등 3차례에 걸쳐 300kg 안팎의 제주마 암말 2마리를 해발 600m의 시험포장 2725m²에 방목한 결과 제주조릿대를 대부분 뜯어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조릿대의 단백질 함량은 16.6%로 말 사육농가의 사료인 알팔파 건초(16.5%), 이탈리안라이그라스(7.1%)에 비해 높다.
또 제주조릿대에는 인산 칼슘 칼륨 등이 포함되어 있어 일반 말 사료와 성분이 비슷하고 철 망간 아연 등은 말 사료보다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말 방목으로 제주조릿대가 사라진 지역에 다른 식물의 씨앗이 유입되는 등 식물 종 다양성이 21%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제주조릿대 군락지에 방목된 말이 ‘나무껍질씹기’ 특성으로 인해 참회나무, 때죽나무, 비목나무 등 어린 나무가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조릿대는 한라산의 주요 하층식물로 자리 잡으며 해마다 번성해 특산식물인 시로미, 눈개쑥부쟁이 등의 서식을 위협하고 있다.
한라산연구소 김현철 연구원은 “말의 기호성과 채식성이 높아 제주조릿대가 사료로 가치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러나 말을 방목할 때 제주조릿대가 사라진 뒤 나타나는 자연생태계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