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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여배우가 나이든다는 것은…‘데브라 윙거를 찾아서’

입력 | 2006-04-20 03:06:00


21일 서울 동숭동 하이퍼텍 나다에서 개봉하는 ‘데브라 윙거를 찾아서’(15세 이상)는 ‘여배우로 산다는 것’에 대해 말하는 이색적인 다큐 영화다. ‘그랑 블루’ ‘펄프 픽션’에서 우리에게도 낯익은 여배우 로재너 아케트는 나이 마흔 줄에 들어서면서 점차 일거리가 떨어진다. 게다가 거울에서 확인되는 주름살과 흰 머리에 우울해하던 중, 그 옛날 전성기 때 홀연히 은퇴해 버린 데브라 윙거 선배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아케트는 그녀를 찾아 나섰다가 아예 당대 여배우들을 연달아 인터뷰해 다큐 영화로 찍었다. 이 영화는 ‘여배우’ 그것도 ‘할리우드 스타’라는 흔치 않은 직업을 가진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 역시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여자로 산다는 것, 인간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고뇌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우선 귀네스 팰트로, 멕 라이언, 샤론 스톤 등 쟁쟁한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보여 주는 화장하지 않은 생활인의 모습 자체가 신선하다. 모두들 아름답고 매력적이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면 한 아이의 엄마이고 한 남자의 아내였으며 뛰어난 미모와 연기력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특정한 연령’이 되면서 배역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배우로서 불안감과 위기의식에 사로잡히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정점을 체험했던 그녀들이었기에 추락의 고통도 남보다 더 컸다. 이제 그들이 선택한 삶의 방식은 포기와 인정. “어쨌든, 오래 버티는 게 최고”라고 말하는 우피 골드버그의 웃음에는 진한 페이소스가 담겼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