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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억제 단백질 3총사’ 규명 서울대 김성훈 교수

입력 | 2006-04-14 03:01:00


서울대 약대 김성훈(사진) 교수는 6월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생화학회에서 기조강연자로 초청받았다. 과학자라면 학회에서 기조강연을 하는 일이 그리 드물지 않다. 그런데 김 교수는 이번 강연을 유난히 뿌듯해한다. 연구 초창기에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아 ‘상처’가 심했다. 하지만 이제 세계 과학계가 김 교수를 관련 연구 분야의 ‘넘버 1’으로 인정하고 있다.

김 교수는 과학기술부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단백질합성효소네트워크연구단을 이끌고 있다.

인체의 생리작용을 조절하는 주인공은 단백질이다. 단백질합성효소는 유전자가 특정 단백질을 만들어낼 때 필수적인 또 다른 단백질. 이 효소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질병에 걸린다.

기존 과학자들은 이 효소가 ‘다른 데 신경 안 쓰고 단백질 만드는 일에만 주력할 거다’고 생각했다. 사실 단백질 역시 하나의 물질이므로 얼핏 생각하면 당연해 보인다.

“이상했어요. 이 효소가 생명현상의 가장 중요한 근간인데 단순작업만 할 리 없잖아요. 이들이 신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느끼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김 교수의 발상은 보기 좋게 맞아떨어졌다. 그가 최근까지 발견한 ‘암 억제 단백질 3총사’는 다른 단백질의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을 감지하고 역할을 시작한다. 단백질끼리 신호를 주고받으며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말이다. ‘셀’ ‘네이처 메디신’ 등 최고의 학술지에 그의 논문이 게재됐고 외국의 제약업체로부터 항암제 공동개발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미국 같으면 지원받지 못했을 겁니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기초연구에 투자하겠어요? 국내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이 오늘의 저를 있게 했죠.”

창의연구단장협의회 안도열 회장(서울시립대 교수)은 “9년간 사이언스 네이처 셀 등 주요 학술지에 게재된 한국 과학자 논문은 114편 가운데 창의연구단 성과는 23%에 달하는 26편”이라며 “한국의 1년 기초연구비 9000억원 가운데 창의연구단은 3%에 불과한 300억원 정도를 지원받으면서 획기적인 성과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현재 지원 중인 53개 창의연구단이 ‘왜 우리가 창의적인가’를 공개적으로 알리는 전시회를 갖는다. 난해하지만 한국 과학자가 거두고 있는 세계 최고의 업적을 한꺼번에 접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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