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이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한 지 1년 1개월 만에 어제 공개 변론이 열렸다. 청구인 측 대리인들은 신문법 등이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인 언론 자유를 부정하는 위헌 법률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력이 만든 법률에 의해 국민의 기본권이 위협받을 때 신속하게 그 권리를 회복시켜야 할 헌법재판소가 법정 시한인 6개월을 훨씬 넘겨 결정을 미루고 있었던 것은 유감이다.
현행 신문법은 집권세력이 자신들의 ‘코드’에 동조하는 주장만 선(善)이고 이를 비판하는 언론은 악(惡)이며 개혁 대상이라는 독선에 사로잡혀 언론 통제를 제도화한 법이다. 신문법은 신문시장 점유율 규제, 친여(親與) 신문 국고 지원, 경영정보 신고 의무화 등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독소조항투성이다. 비판 신문의 우월적 지위를 무너뜨리고 권력의 구미에 맞는 친여 신문을 육성하기 위한 ‘표적 입법’이다.
정부 측 대리인들은 신문법이 여론의 다양성과 신문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행 신문법은 여론의 다양성이 아니라 획일성을 강요하는 도구일 뿐이다. 언론의 감시와 비판 대상인 정치권력이 신문사의 투명성을 거론하는 것은 비판 신문 통제를 합리화하기 위한 위장(僞裝)전술에 지나지 않는다. 온갖 방법으로 비판 신문을 옥죄는 신문법 체제하에서는 언론의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고 국민의 알 권리도 손상될 수밖에 없다.
언론사에 대해 과도한 사실 조사 의무를 부담시키는 언론중재법도 의혹 제기 차원의 보도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법원이 헌재에 위헌심판을 제청해 놓은 상태다.
오늘은 신문의 날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문판 신문 독립신문이 창간된 지 110주년이다. 신문법에 대한 헌재의 결정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사에서 이정표가 될 것이다. 9명의 재판관은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 법률가로서 역사에 부끄러움 없는 이름을 남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