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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통계 誤用은 현 정부의 特技아니던가

입력 | 2006-04-07 02:59:00


이창호 기획예산처 재정전략실장은 그제 부처 홈페이지를 통해 “가짜 명품과 술을 제작 판매하는 것은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된다. 국가 기본통계를 조작해 경제의 기본질서를 훼손하는 것은 국가 전체에 더 큰 피해를 초래하는 행위다”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이 실장은 재정지출 통계에 관한 한 신문 보도를 겨냥했지만 정부는 어떤가.

노무현 대통령은 “근로소득세는 상위 20%가 90%를 내기 때문에 세금을 올려도 나머지(80%)는 손해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근소세 상위 20%의 상당수는 부모와 자녀를 부양하는 중장년 세대라는 인구구조 통계를 무시한 주장이다. 나머지 80%도 근소세 인상에 따른 직간접적 부담을 피할 수 없다. 노 대통령은 또 서울대 재외국민 특별전형 합격자 53명의 통계를 확대 해석해 전체 서울대생의 60%가 서울 강남 출신이라고 왜곡한 바 있다. 이런 것은 이 실장이 강조한 ‘위조지폐 발행에 해당하는 국가질서 교란행위’와 무관할까.

행정자치부는 ‘전체 가구의 45%가 무주택자이고 전국 주택보급률은 73%’라는 통계를 냈다가 통계청의 정정 요구를 받았다. 또 ‘상위 1%가 전체 사유지의 51.5%를 소유하고 있다’는 통계는 ‘주의’를 받았다. 가구당으로 계산해야 할 것을 미성년자를 포함한 전체 인구를 기준으로 소유 집중도를 과장한 탓이다.

왜곡된 통계를 근거로 삼은 정책이 제대로 될 리 없다. 부동산 정책은 부동산시장의 수급질서를 더 꼬이게 해 강남 집값을 오히려 폭등시키고 있다. 교육정책이나 조세정책도 서민층에 도움을 못 주면서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이런 정책이 초래한 국민 분열과 이를 치유할 사회적 통합 비용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재정 지출 통계 논란도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지난해 4월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재정의 범위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산하기관, 공기업을 전면 포괄하겠다’고 밝혔다. 한 신문사가 이 기준으로 계산해 ‘씀씀이는 큰 정부’라고 지적하자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의 강력 대응’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통계 오용(誤用)과 왜곡이 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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