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된 홍콩 영화 '무간도(無間道)'와 일부 줄거리가 비슷한 경찰 간 심야총격전으로 홍콩 언론이 연일 떠들썩하다.
17일 새벽 주룽(九龍) 번화가에서 퉁충(東涌)경찰서 소속 추이포코(徐步高) 순경이 순찰 중이던 두 순경에게 총격을 가해 한 명을 사살하고 다른 한명에게는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 추이는 총격전 끝에 사망했다.
문제는 추이가 소지하고 있던 권총이 5년 전 경찰관 살인사건 때 탈취당한 것으로 이후 은행강도 사건에서 사용됐다는 점. 여기에 추이가 과거 경찰 내 불법도박 사건에 연루됐던 증거가 속속 밝혀지면서 영화 속의 설정처럼 추이가 폭력조직 삼합회가 경찰에 심어놓은 스파이였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1993년 경찰에 입문한 추이는 우수한 범인 검거실적에도 불구하고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 때문에 몇 차례 승진에서 밀려난 전력이 있다. 일각에서는 내성적인 추이가 경찰조직에 원한을 품고 삼합회에 가담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추이와 사살된 두 순경의 관계. 당초 경찰은 비번이었던 추이가 이들의 검문에 걸렸다고 발표했으나 추이와 이들이 사건 현장에서 만나기로 했었다는 홍콩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모두가 삼합회가 심어놓은 경찰 스파이로 모종의 의견 불일치 때문에 총격전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경찰은 "추이의 단독범행"이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폭력조직의 경찰 침투 실태가 일반이 예상하는 것 보다 훨씬 광범위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