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교포들 워싱턴 시위미 상원이 27일 불법이민 규제를 담은 이민법안의 본격 심의에 들어간 가운데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 등 주요 도시에서 이 법안의 처리를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한인 교포들로 이뤄진 시위대가 이날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새 이민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알리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12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불법 체류자 처리를 둘러싼 미국 내 논란이 일단 한고비를 넘기게 됐다. 상원 법사위원회가 27일 비교적 온건한 내용의 ‘종합 이민법안(comprehensive immigration reform bill)’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법사위는 이날 종합 이민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불법 체류자의 미국 체류를 돕는 것조차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반(反)이민 조항을 배제했다. 이와 함께 불법 체류자에게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주는 ‘게스트 노동자’ 방안을 법안에 포함시켰으며 시민권 신청을 위해서 일단 미국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입국해야 하는 절차도 생략했다.
또 법사위 통과안은 농업노동자로 입국을 희망하는 외국인 150만 명에게 임시 노동허가증을 발급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그러나 국경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 1만1300명 선인 국경순찰요원을 2011년까지 2배로 늘리기로 했다.
법안 심의를 주도한 민주당의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은 “모든 미국인이 추구하는 평등이 오늘 실현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주말 이후 ‘강경 이민법안 반대’를 주장하며 대규모 시위를 주도했던 그룹도 법사위의 결정을 환영했다.
법사위 통과안은 남미계 저임금 노동력을 받아들이려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구상과 의회 내 중도파 견해를 반영한 것으로, 지난해 말 하원이 통과시킨 반이민법안보다 훨씬 유연한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2주간 상원 전체회의 토론을 거치면서 추가 수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게스트 노동자’ 방안은 불법 체류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해 온 빌 프리스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그는 상임위 통과 법안을 전체회의에 회부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한편 남미계 불법 이민자가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주변에서는 27일에도 시위가 계속됐다. 이날 이 지역 고교 20여 곳에서 학생 2만여 명이 수업을 거부하고 가두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담을 뛰어넘어 학교 밖으로 나간 뒤 “오늘 우리가 학교를 나가지 않으면 반이민법안 통과 후 우리의 절반은 학교를 나가야 한다”고 외쳤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