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출자료 정밀조사 돌입
두뇌한국(BK)21 2단계 사업단 선정 평가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대학들이 연구실적을 변칙적으로 부풀리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한 사례가 많아 교육인적자원부가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달 말로 예정됐던 사업단 선정 결과 발표가 사실 확인 작업 때문에 4월 중순으로 연기됐다.
▽사업계획서 공개 검증=BK21 2단계 사업은 대학의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내년부터 해마다 2900억 원씩 7년간 2조300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과학기술, 인문사회, 의료경영 전문인력 양성 등 분야에서 92개 대 969개 사업단이 신청서를 냈으며 대학들은 사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교육부는 사업단 평가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BK21 블로그에 모두 공개했다.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검증을 통해 허위 또는 과장해 제출한 내용을 걸러내기 위한 측면도 있다.
▽줄잇는 문제 지적=사업계획서가 공개된 이후 BK21 블로그에는 경쟁 대학 사업계획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신문고’에서는 제보도 받고 있다.
이 중 한 지방대가 입자물리 실험 논문에 625명의 저자가 참가했다고 제출한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 저자가 논문 작성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의문이고, 교신(交信) 저자는 대부분 외국인이어서 다수 연구자가 쓴 논문과 교수 1명이 쓴 논문을 어떻게 똑같이 평가하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동일학과의 공동 논문은 1편으로 취급하지만 국가 간이나 대학 간 공동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국가나 대학이 다를 경우 각각 1편으로 계산한다”며 “연구자가 많은 입자물리학의 특수성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정성(定性)평가에서 가중치를 줘 보전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대학은 과학논문인용색인(SCI)보다 낮은 SCIE급 논문을 SCI 목록에 몇 편 슬쩍 끼워 넣었다가 적발됐다.
정부에서 수주한 공동연구 과제의 경우 임의로 금액을 상향 조정하거나 1인당 연구비를 올린 경우도 있다. 학회를 통한 연구 수주를 대학 산학협력단을 통해 수주한 것처럼 과장한 사례도 있다. 교육부가 인정하지 않는 번역서를 저서로 포함시키거나 교재, 에세이, 심지어 한 시인의 시선집을 편찬한 뒤 저서라고 제출한 경우도 있었다.
모 지방대는 특허 건수 실적을 등록 건수가 아니라 심사를 위한 출원 건수로 제출했다가 평가 전날 부랴부랴 수정하기도 했다.
▽교육부 “불이익 준다”=교육부는 문제가 있는 사업단에는 소명 및 수정자료 제출을 요구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개 검증이 이뤄지면서 자진해 부실 기재 사실을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며 “단순 오류는 자료 수정을 요구하고 허위 또는 오류의 정도가 심한 경우 정밀 심사해 불이익을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