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초 베스트셀러 리스트의 주역들은 여전히 우화(寓話)형 자기계발서다.
지난해 11월 출간된 ‘마시멜로 이야기’는 10주 연속 교보문고와 인터넷서점인 YES24의 종합순위 1위를 지키고 있다. 50만 부를 넘어서면서 젊은이들 사이에 ‘네 인생의 마시멜로(뿌리치기 힘든 유혹)는 무엇?’이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올 초 선보인 ‘핑!’과 ‘배려’는 장기 베스트셀러의 반환점이라는 10만 부를 훌쩍 넘어섰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저자 스펜서 존스의 ‘선택’(청림출판)과 ‘선물’(랜덤하우스중앙)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마시멜로 실험’에 참가해 그 달콤한 과자를 먹지 않고 기다렸던 어린이와 그렇지 않았던 어린이의 너무도 달라진 인생행로를 들려주며 당신의 ‘오늘’을 특별한 ‘내일’로 만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유혹에 빠진 사람들은 성공에 ‘눈 먼’ 사람들이다. 성공에 ‘눈 뜬’ 사람들만이 즐거이 유혹을 이겨 낸다!”
‘핑!’은 파스칼적 성찰이 빛난다.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난 어린 개구리 ‘핑’과 그의 멘터 ‘부엉이’의 입을 빌려 실수는 극복하면 되지만 나태함은 영혼을 질식시킨다고 다독인다. 열망하고, 움켜잡고, 유영하라! “꿈을 꾸지 않는 한 꿈은 절대 시작되지 않는다. 바로 지금 이 순간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태도가 곧 성취이다!”
‘배려’는 드물게 국내 필자가 쓴 ‘토종’ 비즈니스 우화. 공자의 인(仁) 사상에 기대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는 곧 나 자신을 위한 배려이며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공존의 절대원칙임을 일깨워 준다. “배려는 만기가 정해지지 않은 저축과 같다. 그것은 언젠가 나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배려와 성공은 사이좋은 이웃인 것이다.”
‘선택’은 우리가 순간순간 내리는 삶의 결정은 마치 도미노와 같다며 선택의 기로에선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일러 준다.
최근 우화형 자기계발서들의 약진은 무엇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은 바 크다. 여기에 쉽고 부담 없이 읽히는 스토리가 ‘경박단소(輕薄短小)’를 좇는 디지털시대의 마인드와 맞아떨어진다는 풀이도 있다.
웅진윙스의 박시형 대표는 “종전 자기계발서의 타깃은 주로 30, 40대 직장인이었으나 ‘마시멜로 이야기’나 ‘핑’ 같은 책은 10, 20대 젊은 층에서 많이 찾고 있다”며 “단순히 ‘성공’ 코드를 넘어 삶의 가치와 행복을 모색하는 내용이 어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명상이나 선(禪)과 같은 동양적 철학과 지혜에 기대고 있는 것도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한경BP의 김경태 대표는 “형식의 진화에 힘입어 채 한 달을 버티기 힘들던 자기계발서류 베스트셀러의 수명이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을 축제로 승화시키라는 ‘피시(fish) 철학’을 설파했던 ‘펄떡이는 물고기처럼’(한언)은 2000년 말 출간된 이래 40만 부 이상이 팔려 나가며 56쇄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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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문화전문기자 keywoo@donga.com
※ 베스트셀러 리뷰는 격주로 게재됩니다. 순위표는 교보문고, 한국출판인회의, YES24 등 국내 주요 집계 기관 및 업체의 것을 번갈아 실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