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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윤효춘]친디아서 한국경제 미래 개척을

입력 | 2006-03-04 03:06:00


“21세기 세계경제는 아시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역사학과 경제학을 넘나드는 폴 케네디 교수의 지적은 시간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디아+중국) 대신 이제는 친디아(중국+인도)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세계 인구의 40%인 23억 명의 거대 인구에다 연평균 7∼9%의 고도 경제성장을 하는 친디아. 두 국가의 공통점은 허리를 튼튼히 받쳐 주는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늘어 내수시장이 자연스레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의 매력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경제를 일으키려는 정부 정책과 기업 의지 등 혁신 동력 또한 좋아지고 있다.

그러면 중국과 인도는 어떻게 다를까. 1980년대 중반 경제개혁을 시작한 중국은 정부 주도의 인프라 확충으로 외국인 투자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 된 지 오래다. 외국 기업은 포화 상태에 이를 정도.

1991년도에 대외 개방을 선언한 인도는 아직 인프라가 취약하고, 자국 기업 보호, 부정부패 만연 등 부정적 요소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거대시장 선점을 노린 다국적 기업 진출과 외국 자본 유입이 최근 눈부시다. 경제전문지인 포천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인도에 진출한 기업은 70%에 이르고 있을 정도. 세계의 관심이 인도로 쏠리는 것도 기회와 성장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친디아는 한국에 기회다. 고유가에 임금 인상, 원화 절상, 내수 한계 등 어려움에 직면한 한국 경제에 친디아는 분명 미래를 열 수 있는 황금시장이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중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지만 질적으로는 성공신화를 이뤘다. 현대자동차는 진출 10년 만에 인도 내 시장점유율 2위로 우뚝 섰다. LG전자,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가전제품의 대명사가 돼 버렸다. 한국보다 인도시장에 훨씬 앞서 진출한 일본 기업이 이렇다 할 성공을 보이지 못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일본은 이를 만회하려는 듯 대기업 중심으로 인도 투자에 나서 한국에 빼앗긴 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인도에서 거둔 한국 기업의 성공신화는 이제 서곡일 뿐이다. 자동차, 전자에서 시작한 한국 물결은 철강, 통신, 경공업 등 산업 전반에 파급돼야 한다.

인도 현지의 무역관장 일을 하면서 최근 한국 기업의 인도시장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아쉬운 것은 인도에 대한 체계적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중국에 거품현상이 나타나면서 그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인도를 ‘제2의 중국’ 정도로 이해하는 수준이다. 물론 인도가 중국과 유사한 점도 많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매우 다르다. 특히 가치관, 문화, 상관습은 딴판이다. 다른 각도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역사 문화 지리적으로 한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이해는 비교적 높았다. 비단장수 왕 서방으로 잘 알려진 한중 교역의 역사도 인도에 비하면 훨씬 길다. 친숙하다고 여겨지는 중국 비즈니스에서 한국 기업이 얼마만큼 성공을 거두었는지 반문해 보자. 인도와 중국 시장은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지만 지나친 긍정론만으로는 위험하다. 친디아의 가치, 문화, 상관습 등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접근해야 비로소 ‘우리 무대’가 되는 것이다. 눈높이를 현지인들에게 맞추는 현지화가 필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친디아에 한국의 미래를 걸려면 급변하는 현지 시장과 투자 여건 등을 장기적 안목으로 보고 정부와 기업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뭄바이에서

윤효춘 KOTRA 뭄바이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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