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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필독서 20권]정의로운 체제로서의 자본주의

입력 | 2006-01-17 03:10:00


《자본주의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비난에 대해 자본주의가 효율적이라는 사실만을 내세워선 자본주의를, 나아가서 우리 사회 체제를 제대로 변호할 수 없다.

재산의 형성에 공헌한 사람들에게 소유권을 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은 자본주의가 근본적으로 정의롭다는 사실과 바로 그 사실에서 자본주의의 효율성이 나온다는 사실은 늘 함께 강조되어야 한다. ―본문 중에서》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에 비해 효율적인 체제임은 거의 모든 사람이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자본주의를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은 자본주의가 풍요와 자유를 가져다주지만, 동시에 끊임없는 경쟁과 부의 불평등을 초래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자본주의의 효율성은 인정하면서도 불평등한 분배의 문제점을 지적함으로써 자본주의 질서를 해치는 사람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쓰였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 사회주의와 민중주의의 물살이 거세며, 그 이념을 따르는 사람들은 ‘종교적 열정’으로 이를 전파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평등을 내세우는 주장들은 직관적으로 옳게 여겨진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효율적이어서 분배를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은 직관적으로 또렷하지 않다. 따라서 자본주의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주장에 정면 대응하지 않고서는 이길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저자는 거두절미하고 자본주의의 ‘자연스러움’과 ‘정의로움’을 강조하면서 자본주의 변호에 나선다.

우선, 자본주의는 개인의 경제활동을 기반으로 형성된 재산을 개인이 소유하게 하는 ‘자연적 체제’다. 재산권은 개인의 삶 또는 인권에 필수적이며, 재산권 없는 삶은 노예와 같다. 재산권은 경제적 자유의 핵심이며, 경제적 자유 없이는 정치나 문화의 자유도 있을 수 없다. 저자는 요즈음 우리 사회에는 재산권이 재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민중주의적 인식이 널리 퍼졌지만, 역사적으로 재산권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였음을 강조한다.

둘째, 자본주의는 개인들의 이기심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개인들의 이기심은 ‘상호적 이타주의’로 발전한다. 반면 ‘나’보다 ‘우리’를 강조하는 공산주의는 결국 ‘나’를 해치게 된다. 저자는 시장이 실패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할 수 있음을 현대의 ‘진화론적 게임이론’으로 설명하는 예지를 보인다.

셋째, 자본주의는 가난한 사람들도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는 정치적 민주주의를 보장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자본주의가 불평등을 의미할 수도 있겠지만 정치집단들은 이들의 복지를 증진시켜 표를 얻고자 하므로 ‘정의롭다’.

저자가 자본주의의 정의로움을 강하게 주장한다고 해서 자본주의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도 ‘자기 파괴’의 과정을 거쳐 진화한다. 또한 생물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평등하게 살려고 하므로 자본주의에 반감을 갖게 된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만개로 민주주의가 발전하게 되면 평등이 정치적 목표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자본주의의 정의로움을 논증하기 위해 저명한 해외 석학들의 저작을 인용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번역된 인용 문장들이 매우 어렵다. 차라리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인용문을 줄이고 저자가 자연스럽게 서술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원암 홍익대 교수 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