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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가스공급 중단… 유럽 최악 에너지난 우려

입력 | 2006-01-02 03:00:00


혹한에 떨고 있는 유럽 대륙이 새해 첫날부터 사상 최악의 에너지난에 휩싸일 우려를 낳고 있다.

2006년도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공급가격을 놓고 우크라이나와 갈등을 빚어 온 러시아가 1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4시)부터 전격적으로 가스 공급 중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영가스공사(가스프롬)는 “우크라이나로 연결되는 가스관의 압력을 내리면서 가스 공급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세르게이 쿠프리야노프 가스프롬 대변인은 “나머지 유럽 지역에 대한 가스 공급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가 유럽으로 공급하는 가스 물량의 80%가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스관을 통과하고 있어 이 구간으로 가는 가스 공급이 완전 중단될 경우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최악의 사태 오나=전체 가스 소비량의 30%를 러시아에 의존해 온 우크라이나는 당장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수도 키예프 등 대도시의 난방이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몇 주 동안 버틸 수 있는 분량의 가스를 저장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재고량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폴란드와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등은 이번 분쟁의 당사국은 아니지만 70∼100%의 가스 공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어 위기감이 크다. 러시아는 가스 공급 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나머지 국가에는 철도와 도로를 이용해 가스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 경우에도 가스관을 이용하는 것보다 수송비용이 크게 올라가고 공급 가능한 물량도 훨씬 적어져 가스 부족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긴박했던 세밑의 협상=전 세계가 새해를 맞아 축제와 연휴 분위기인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가스 값’을 놓고 막판까지 숨 막히는 협상을 벌였다. 지난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서 가스를 수입한 가격은 1000m³당 50달러. 러시아는 올해부터 5배 가까운 230달러를 요구했고 우크라이나는 80달러 이상은 줄 수 없다고 맞섰다. 양측이 제시한 가격차가 너무 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가스 가격을 올리는 대신 36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를 거부했다. 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지난해 12월 31일 푸틴 대통령은 다시 “3개월의 유예 기간에 기존 가격을 유지하면서 협상을 계속하자”는 최후의 타협안을 제시했다.

우크라이나는 뜻밖에 이마저도 거부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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