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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석달간 해외서 1조원 긁었다

입력 | 2005-12-05 03:00:00



올해 3분기(7∼9월) 중 내국인이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쓴 돈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해외여행이 크게 늘어난 데다 원화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씀씀이도 헤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3분기 중 신용카드 해외 사용실적’에 따르면 3분기 내국인의 신용카드 해외 사용금액은 9억7400만 달러(약 1조26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5% 증가했다.

한은은 여름휴가 때 해외여행을 떠나는 등 출국자가 3분기 중 288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6% 늘어났고 달러당 원화 환율 하락으로 해외 구매력이 증가한 것을 카드 해외 사용 급증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029.4원으로 지난해 3분기 1155.0원보다 크게 낮아져 해외에서 1000달러를 쓰는 데 필요한 돈이 작년 3분기 115만 원에서 올해에는 103만 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라는 것.

3분기 중 158만7000명이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써 1인당 사용금액은 614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전 분기에 비해서는 1.6% 감소한 것이지만 작년 동기 대비로는 11.8% 늘어난 금액이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내국인이 해외에서 쓴 신용카드 금액은 26억7100만 달러로 불어나 지난해 연간 사용액(27억9000만 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내국인의 신용카드 해외사용 금액은 1999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1998년 5억7200만 달러에서 2002년 24억4900만 달러로 늘었다가 ‘카드 사태’의 여파로 2003년과 2004년 주춤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신용카드와 직불카드(현금카드 겸용) 사용금액만을 집계한 것으로 현금까지 합치면 훨씬 많은 돈이 해외에서 쓰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내국인이 해외여행에서 쓴 돈은 95억8790만 달러에 이른다.

한편 외국인이 국내에서 카드를 사용한 금액은 1분기 5억9500만 달러에서 2분기 5억4000만 달러, 3분기에는 5억3800만 달러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1인당 사용금액도 3분기 중 390달러에 그쳤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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