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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10월 배급제 재개…전국에 지시문 보내

입력 | 2005-08-31 03:06:00


북한이 1990년대 중반부터 사실상 붕괴된 식량배급제를 재가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10월 1일부터 국가배급망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라는 내각 명의의 전화지시문을 19일 전국에 내려 보냈다.

북한과 중국 간 무역에 종사하는 한 소식통은 30일 “내각 지시문이 내려진 다음 날 각 도의 시군에서 양정(糧政) 부문 종사자 회의가 열렸다”면서 “배급망 구조 및 인력 체계 재정비는 물론 개인 토지에서 생산된 식량을 6개월 배급 분으로 간주해 식량공급가격에 해당하는 돈만큼 개인에게서 징수하는 문제도 논의됐다”고 전했다.

북한에 정통한 또 다른 소식통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북한 정부 차원의 배급 정상화 지시는 식량난이 본격적으로 도래했던 1990년대 중반 이후 10여 년 만에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배급제 재가동에 나선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지원 등으로 필요한 식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내부적으로 경제 회복세를 과시해 결속을 다져야 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배급제 재가동 움직임과 비슷한 시기에 북한 전역에서 식량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6월 말 전국적으로 평균 북한 돈 1100원(약 500원)을 호가하던 쌀(1kg) 가격이 8월 말 700원대로, 옥수수(1kg) 가격은 500원대에서 200원대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추수철을 앞두고 있긴 하지만 예년과 비교할 때 이례적인 현상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