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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용오 퇴출’ 속전속결…이사회서 父子 해임

입력 | 2005-07-23 03:05:00

32년 전 확실했던 질서1973년 8월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연지동 자택에 모인 두산그룹 가족들. 어머니 명계춘 씨(왼쪽), 뒷줄 왼쪽부터 장남 박용곤 명예회장, 김세권 씨(장녀 박용언 씨의 남편), 2남 박용오 전 회장, 3남 박용성 회장, 4남 박용현 서울대 의대 교수, 5남 박용만 부회장. 6남 박용욱 씨(개인사업·뒷줄 오른쪽). 사진 제공 전민조 사진집 ‘그때 그 사진 한장’


형제들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해 내분을 촉발한 박용오(朴容旿) 전 두산그룹 회장에 대한 두산그룹의 ‘퇴출 작업’이 빨라지고 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제기한 두산그룹 일가의 비자금 조성 및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25일 담당 부서를 정해 수사하기로 했다.

㈜두산과 두산산업개발은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두산타워에서 각각 임시 이사회를 열어 박 전 회장에 대한 대표이사 회장직 해임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두산산업개발은 박 전 회장의 차남인 박중원(朴仲原) 상무도 해임했다.

지금은…
두산그룹 박용오 전 회장이 21일 기자회견에서 “박용성 회장의 그룹 회장 승계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하자(왼쪽), 박용성 회장도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은 박 전 회장의 경영권 탈취 미수사건”이라고 맞받아쳤다. 신원건 기자

두 회사의 이사회는 박 전 회장이 빠진 상태에서 열렸으며, 대표이사 해임 결의안은 다음 달 중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박용성(朴容晟) 두산그룹 신임회장은 이날 오후 3시 두산타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태의 본질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기업의 경영권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가져가려다 안 되니까 몽니를 부린 ‘두산산업개발 경영권 탈취 미수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5월 가족회의 때 박 전 회장이 두산산업개발이 보유한 자사주를 자신이 지정한 사람에게 넘겨 계열 분리시켜 달라고 가족들에게 요구했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회장에서 교체되자 박 전 회장이 근거 없는 말로 가족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 “한마디로 웃기는 거짓말”이라며 “검찰에서 떳떳하게 조사받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수사담당 부서가 정해지는 대로 A4용지 15장 분량의 진정서를 제출한 두산산업개발 손모 상무와 박 전 회장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이번 진정사건이 기업의 내부비리에 대한 제보인 만큼 진정이 취소되더라도 수사를 계속 진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千正培)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안에 대해 “성역 없이 강력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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