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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위, 배우자-자녀 주택담보대출도 캔다

입력 | 2005-07-13 03:10:00


《금융감독 당국이 13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실태 점검을 위한 현장조사에 들어간다. 또 가구별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윤증현(尹增鉉·사진) 금융감독위원장은 12일 하반기 금융감독정책 방향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윤 위원장은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시중자금을 증시로 유도하기 위해 세제(稅制) 혜택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주택담보대출 샅샅이 뒤진다

윤 위원장은 “(지금까지 해 온) 서면조사에 이어 13일부터 금융회사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한다”며 “서면조사와 현장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점 조사 대상은 △부동산 담보인정비율(LTV) 준수 여부 △원리금 상환능력을 초과한 과다 대출 △미성년자에 대한 대출 등이다.

조사 기간은 22일까지이며 은행, 보험회사, 상호저축은행의 본·지점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한다.

금융감독원 당국자는 “2003년 ‘10·29 대책’ 때 처음 실시한 실태조사보다 강도를 높여 조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1인당 주택담보대출 제한조치에 이어 관계 부처 간 정보교환을 통해 가구당 주택담보대출 현황을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며 “오래 걸리지 않아 파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세청이나 행정자치부 전산망을 통해 가구당 주택담보대출 현황을 파악하면 배우자나 자녀 명의로 여러 건의 대출을 받은 가구를 규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주식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

윤 위원장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적립식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다행이지만 발행시장이 활발하지 않다”며 “1년에 1, 2개 정도의 ‘스타 기업’이 증시에 상장돼 시중자금을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기업을 한국 증시에 상장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접촉하고 있으며 (주식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위와 재정경제부는 현재 일정기간 이상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면 소득공제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위원장은 또 “영국계 펀드인 헤르메스의 삼성물산 주식 불공정 거래 문제와 외국계 은행의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적법성 문제는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 대기업 지배구조 “정부가 결정할 사안 아니다”

윤 위원장은 그룹 총수들이 금융회사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경영활동을 통해 수익을 많이 내면 그 회사의 지배구조가 가장 훌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을 축소하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방침과 삼성그룹의 헌법소원으로 다시 불거진 대기업 지배구조 논쟁에 대한 금감위의 공식 견해로 풀이된다.

그는 “정부가 지배구조를 판단하는 것은 큰 과오를 불러일으킬 잠재적 요소”라고 밝혀 공정위의 대기업 정책에 부정적임을 시사했다.

이어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문제는 국내 시각만으로 보면 안 되고 글로벌하게 바라봐야 한다”며 “어떤 지배구조가 이상적이고 효과적인지는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