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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애인은 잠수함 킬러” 해군 첫 여성 파일럿 양기진 중위

입력 | 2005-06-03 03:17:00

해군 최초의 여성 조종사로 링스 대잠헬기를 몰게 된 양기진 중위. 사진 제공 해군


“링스(LYNX) 대잠헬기를 ‘애인’ 삼아 영해 방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일 해군 제6전단에서 고등 비행훈련과정 수료식을 갖는 양기진(梁基珍·24·여·해사 58기) 중위. 해군 창설 이래 첫 여성 조종사라는 영예를 안게 된 그는 2일 “기쁨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데 대한 책임감이 앞선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 중위는 지난해부터 32주간의 초중등 비행훈련 및 6개월간의 고등 비행훈련 과정을 마쳤다.

그가 조종하게 된 링스 헬기는 적 잠수함의 탐지 및 파괴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대잠초계기와 함께 ‘잠수함 킬러’로 꼽힌다.

링스 헬기 조종사는 기체 조종뿐만 아니라 적 잠수함 탐지 및 공격 장비까지 조작해야 하므로 각종 장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조작능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파도로 요동치는 구축함 갑판에서 이착륙해야 하고 수면 위 15m 상공에서 잠수함을 탐지해야 하기 때문에 고난도의 헬기 조종술과 담력이 요구된다.

양 중위는 “함정이나 전진기지에 배치돼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해상작전 헬기인 링스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해외 순항훈련에도 참가해 최고의 해군 헬기 조종사로 인정받는 것. 그는 “‘여자라서 안 된다’ ‘여자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여군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없애고 더 많은 후배들이 조종사의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