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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만 사무총장 건설사에 20억 요구” 한국노총 비리 수사

입력 | 2005-05-28 03:10:00


한국노총 비리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은 도피 중인 권오만(權五萬)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중앙근로자복지센터 시공업체 선정과정에서 건설업체에 20억 원을 요구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권 사무총장이 T개발의 김모(58·구속) 대표로부터 ‘시공업체로 선정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청탁을 받고 20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T개발은 2002년 11월 복지센터 시공업체 선정에서 떨어졌지만 지난달 6일 복지센터의 임대대행 및 관리업체로 선정돼 이 과정에서 권 사무총장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한국노총 산하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택노련)의 복지기금 40억 원을 리모델링 사업에 투자하는 대가로 T개발로부터 5억여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권 사무총장을 기소중지했다.

또 같은 업체로부터 1억5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최양규 전택노련 사무처장과 임남훈(林南薰) 한국노총 경남본부 의장을 구속 기소했다.

한편 복지센터의 시공업체인 벽산건설은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복지센터 건립공사에 역점을 둔 상황이라 한국노총의 돈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벽산건설은 한국노총에 28억여 원, 권원표(權元杓·구속) 전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에게 5억여 원을 전달했다.

벽산건설 관계자는 “한국노총이 벽산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계약체결 전에 발전기금 30억 원을 요구했고 계약을 체결한 뒤에는 권 전 부위원장이 당시 양모 벽산건설 노조위원장을 통해 개인적으로 노조활동비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권 전 부위원장에게 준 돈은 노조 발전기금으로 사용될 것으로 알았다”며 “비용은 모두 노조 지원금 명목으로 회계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