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이 16일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초청 강연에서 ‘대화’를 강조했다. 연합
“외국인 기업을 대표해 질문하겠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가운데 빨간 머리띠를 하고 강성(强性)으로 나가는 건 민주노총이다. 외국인에게 보기 안 좋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왜 민주노총이 더 강성인가?”(한 외국기업 인사노무담당자)
“우리나라는 원래 한국노총밖에 없었는데 한국노총은 사용자와 협조적이라 자연스럽게 민주노총이 떨어져 나왔다. 그동안 노동운동을 탄압하고 범죄시한 정부와 재계의 입장을 용납할 수 없어 싸웠다. 하지만 이제 사용자의 입장이 달라졌기 때문에 대화로 건강한 노사관계를 만들겠다.”(이수호·李秀浩 민주노총 위원장)
‘전투적 노동 운동’의 대명사격인 민주노총의 이수호 위원장이 16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서 “가급적 대화로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며 ‘대화’를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전 국민의 무상의료 무상교육 실시와 820만 비정규직 차별 해소, 노사관계의 민주적 재편 등 3대 과제를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며 “대화를 위해 모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생존권이자 기본권에 해당하는 3대 요구가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부득이 투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국 노동운동이 끊임없이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만큼 정부와 재계의 노력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또 “정부는 노사관계를 유럽연합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고쳐나가기는커녕 오히려 제약하는 노동법 개악을 강행해선 안될 것”이라며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노사관계 선진화방안’은 전면 수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럽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제도 중 한국 사회가 가치 있는 모델로 배울 만한 것들이 많다고 본다”며 “민주노총은 유럽연합 수준의 의료·교육제도를 실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