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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세 계속땐 손절매는 언제?…기관은 900선 깨질때

입력 | 2005-04-19 17:40:00


최근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손절매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손절매란 주가가 일정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 더 이상의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주식을 파는 투자 기법.

문제는 손절매가 시작되면 손해를 막기 위해 시장에 내놓는 물량 때문에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는 악순환이 시작된다는 점.

아직까지 일부 개인투자자만 손절매를 하고 있지만 기관투자가들까지 손절매에 가세하면 증시가 본격적인 하락 추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개인 손절매는 시작됐다=개인투자자들의 손절매 물량은 이미 시장에 나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90%가량 되는 코스닥 시장에서는 손절매가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2월 한때 519.20까지 올랐던 코스닥지수는 최근 430선까지 밀린 상태. 하락률은 최고점 대비 17% 정도다.

손실이 5% 되는 시점에서 손절매를 시작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개인투자자는 대체로 손실이 10∼15%가량 나면 손절매에 나선다.

코스닥지수가 500을 넘었던 2월 중순부터 코스닥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지수 460대부터 손절매 물량을 쏟아냈을 가능성이 높은 것. 실제로 코스닥지수가 14일 460선 아래로 떨어지자 손절매 물량이 늘면서 거래일 기준으로 사흘만인 18일 430선이 깨지는 폭락 장세가 나타났다.

거래소에서도 종목별로 개인투자자의 손절매 물량이 일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등 단기 하락 폭이 큰 주요 종목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한투자증권 괴정역지점 김의곤 부지점장은 “전반적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심리가 위축되면서 우량주, 특히 삼성전자 보유 고객들이 손절매를 고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기관 손절매 언제 시작될까=증시의 관심은 기관투자가의 손절매 시점에 모아지고 있다.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은 개인보다 훨씬 많다. 또 기관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손절매를 원칙으로 삼는다.

따라서 기관의 손절매가 시작되면 주가가 추가 하락할 확률이 높다. 이 영향으로 다시 손절매 물량이 추가로 나오는 악순환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기관투자가들은 대개 손실이 15∼20% 나면 손절매를 시작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수 900선이 깨지는 시점에서 1차 손절매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수 900이 깨지면 심리적으로 불안을 느낀 펀드 가입자들이 환매(중도 인출)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가 올해 최고지수(1,025.08) 대비 15% 하락한 지점인 870선까지 밀리면 본격적인 손절매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김주형 연구원은 “지수 870은 종합주가지수의 장기 추세를 나타내는 20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지점”이라며 “이 지수대가 깨지면서 기관의 손절매 물량이 나오면 증시가 본격적인 하락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